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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 더 비글 Dec 06. 2018

원숭이 삼순이를 기억하시나요?

국립 실험용 원숭이 번식장을 개탄하며

3년전 SBS TV동물농장에서는 11년 동안 집에서 키우던 원숭이 삼순이를 동물원으로 보내야만 했던 기구한 사연을 방송했다.


<SBS TV동물농장 방송 캡쳐>



삼순이는 긴꼬리 원숭이종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2급으로 분류되어 주인이 자진 신고기간에 '삼순이'를 신고했고,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개인사육이 불법이라 결국 여기저기를 떠돌다 CITES 관련법에 따라 '관람용' 목적으로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11년간 가정에서 식구들과 지냈던 삼순이로서는 관람용 동물원에서 다른 원숭이들과 새로운 무리 생활을 시작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 했을 것이다. 

당시 이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일었고, 여차여차한 과정을 거친 뒤 관련법을 어기치 않고 삼순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개인구조자가 자신의 사비를 털어 동물원까지 설립하고 삼순이를 데려와 보호해야만 했던 기구한 사연이 있었다.


물론 어떤 논리에 앞서 '법'은 사회 구성원이 지켜야 할 엄격한 규정이고, 기구한 사연이 있다 해도 국제협약을 기반으로 한 국내 CITES법을 어겨가며 이런 케이스를 예외적으로 둘 수 없다는 현실이 슬펐지만 당시 우리 모두는 인정해야만 했다.

그런데 힘없는 개인에게는 이토록 예외 없이 엄격하게 적용되는 CITES 관련법이 지난 달 개소한 국가가 운영하는 영장류자원지원센터에는 예외적으로 적용하려 했던 공학생명연구원의 어처구니 없는 시도가 비글구조네트워크에 의해서 밝혀졌다.


지난 달 과학기술부 산하 생명공학연구원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실험용 원숭이에 대한 자원확보를 위해 국내 대량 인공증식을 위해 185억원의 예산을 들여 영장류자원지원센터를 건립하고 개소했다 

이들이 인공증식(번식)을 위해 들여 온 550여마리의 원숭이들은 엄연히 국제적 멸종위기종(CITES) 2급종이며 국내로 수입할 때 그 용도를 '학술 연구용'의 목적으로 신고하여 들여왔다. 하지만 CITES 관련법에 따르면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국내에서 실험동물용으로 인공증식, 즉 번식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원숭이들을 번식을 하게 되면 명백한 불법이다. 해당 관할 지방 환경청에서도 애당초 수입할 때 '학술연구용'의 목적으로 신고 되었기 때문에 이제 와서 이 원숭이들을 실험공급용으로 번식하면 영장류자원지원센터에 대해 법적 행정적 조치 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임을 밝혔다.

이에 대해 영장류자원센터는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실험용 원숭이 번식을 하겠다는 의지를 이전 기사내용에서도 확인했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관련법이 없어 번식허가도 못 받는데 덜렁 185억을 들여 국립번식장을 개설한 것도 문제지만, 우리 국민 개인들에는 그렇게 엄격히 법을 적용을 하며 삼순이를 동물원 원숭이로 전락시켜 놓고는 진작 국가 사업은 이렇게 관련법을 개정해서라도 번식을 하겠다면 누구에게나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할 법의 형평성에 대해 우리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하물며 CITES 관련법은 전세계 국가들이 지키자는 국제협약이다.

이런 국제협약을 깨트려 가며 관련 법을 개정한다면 아마도 세계적 망신거리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대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CITES관련법 개정에 대한 무모한 시도를 원천 차단 하기 위해 해당 국회 환경부 관련 소관 위원회에 입장서와 진상규명요구서를 전달하고 , 국제기구 CITES협약 기관 실무위원회에도 진상규명요구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불법 국립 실험용 원숭이 번식장을 폐쇄하는 범국민적 청원도 이어갈 계획이다.


법은 누구에나 공평하고 일관성 있게 적용되어야 한다.

현재 영장류자원센터에 갇혀 있는 550마리의 실험용 원숭이들 한마리 한마리가 3년전 우리를 가슴 아프게 했던 삼순이와 다를 바 없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유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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