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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라의 Mar 24. 2022

Red Velvet (레드벨벳) 미니앨범 리뷰

2022.03.21 발매

SM ENTERTAINMENT 제공


[음반 리뷰] Red Velvet (레드벨벳) /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




발매 정보


발매형태                      EP

앨범명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

타이틀곡명                   Feel My Rhythm

아티스트명                   Red Velvet(레드벨벳)

발매일                         2022.03.21

장르                            댄스, 발라드, R&B/Soul

발매사                         Dreamus

기획사                         SM ENTERTAINMENT






트랙리스트 정보


1. Feel My Rhythm


2. Rainbow Halo


3. Beg For Me


4. BAMBOLEO


5. Good, Bad, Ugly


6. In My Dreams






*

디스코그래피 넘버링에 눈길이 간다. 직전 활동곡이었던 [Queendom]은 이들의 기준에 따라 여섯번째 미니앨범이지만, 이 앨범은 일곱번째 미니앨범이 아니다. 넘버링을 하지 않은 [짐살라빔 (Zimzalabim)] - [음파음파 (Umpah Umpah)] - [Psycho] 등의 라인을 만들어낸 'The Reve Festival'의 연작 앨범으로서 소속을 밝히고 있는 앨범이다. 다만 직전 'The Reve Festival' 3부작의 넘버링은 'Day 1' - 'Day 2' - 'Finale'인데 비해, 이번 앨범은 '2022'라는 연도로 표기되어 있다. 연도 표기는 개별적으로는 당연히 타당하지만, 사후적으로 볼 때 어떤 연유에서 이렇게 명명해놨는지는 두고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직전 연작이 3부작인 만큼, 앞으로 두 번의 활동은 더 확보되어 있을 걸로 예상된다. 의외로 '활동기간 7년 제한'이라는 한 주기를 넘어 암묵적으로 재계약을 한 뒤 그룹활동 9년차를 소화하고 있는데, 멤버들도 자신들의 음악에 관해 더 풀어나갈게 한참 남아있다고 마음을 모은 모양.


*

SM에서 'SMCU'라는 세계관을 공표한 뒤에, 은근히 관련 팬덤들이 소속 가수의 신보가 나올 때마다 '광야(KWANGYA)'라는 콘셉트와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신보를 통해 SM이 그리 무리한 맥락에서 콘셉트를 통합시키지는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나 레드벨벳의 경우에는 동화적인 감수성이 강한 그룹이기 때문에, SF적 세계관을 표방하는 광야와 어떻게 연관시킬 지도 관건인데, 아마 이러한 연결 감각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이 오고갈 것으로 예상된다. (흥미로운 것은 광야라는 콘셉트를 본격적으로 표방한 그 첫머리에는 이들의 유닛 그룹인 레드벨벳 아이린&슬기의 [놀이(Naughty)]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간 레드벨벳의 콘셉트는 주로 서양적인 동화를 '양식적으로' 차용한 콘셉트들이 주를 이뤘다. 그러니까, 분명 어디 레퍼런스를 받았겠지만, 타 작품에서 볼 법한 이미지들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것을 꼭 레드벨벳화 하여 현재화를 시키는 작업을 이뤄냈다. (레퍼런스를 차용했다 해도 그 정보가 그리 두드러지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은 바흐의 대표작 'G선상의 아리아'를 샘플링했다는 정보를 사전부터 알리더니, 뮤비에서는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동산>을 차용한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이전까지의 이미지들은 대략적인 유형을 파악할 정도로만 남겨두고, 그 안에서 재창조를 이뤄낸 변주였다면 이번 콘셉트는 '재현이 어느 정도 확보된' 변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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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와 벨벳으로 굳이 분절하지 않고, 그러한 이중성을 내포하고 있는 스타일로 정착한 지 오래된 차에 내놓은 [Feel My Rhythm]은 그러한 이중성을 한 몸 안에서 발산하는 방식에 완숙해진 트랙이다. 클래식과 트랩 장르를 이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방식은, 단번에 아기자기한 뮤직박스 사운드를 공격적인 트랩으로 변주하던 [Ice Cream Cake]을 연상하게 한다. 무엇보다 완급조절이 뛰어난 트랙이다. 클래식이라는 장르 특성상 무게감이 과해지기 전에 트랩으로 잘게 쪼개어 부담을 분산시키는 측면을 보여주고, 트랩 사운드가 과해질 쯤에는 클래식 사운드를 통해 서정적인 감성 본연의 맛을 증폭시키는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흥미롭게 관찰되는 것은 일부러 '효과적으로 괴롭히는' 장치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먼저 바흐의 인장이 강하게 박혀 있는 샘플링된 원곡 특성을 어그러트리고 레드벨벳의 곡이라는 인식을 강조하려는 듯, 브릿지나 그 이후에 나올 법한 도입부부터 웬디와 슬기의 애드리브를 등장시키더니, 조이의 음색으로 그간 레드벨벳의 타이틀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Red Velvet'이라는 그룹명을 인트로처럼 읊는다. 여기에 최근 aespa나 NMIXX 등을 통해 곡 안에서의 변주 방식에 대한 담론이 오고 가는 흐름 속에서, 이 음악에서도 전환 구간을 표시하는 사운드들이 있는데, 의외로 그런 신호음을 거치고 나서도 샘플링 사운드가 집요하게 곡을 관통하고, 그 신호음을 무시하고 뚫고 나아가는 듯한 전개를 보이고 있다. 또한, 후에 클라이막스를 강조하려는 듯 조이의 파트 뒤 웬디의 애드리브와 함께 메인 훅으로 다시 돌아오는 마지막 구간 역시 그러한 장치를 곁들인 구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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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를 거듭할수록, 음반 내 수록곡 흐름을 보고 있자면 레드벨벳의 흥행 요인이라 볼 수 있는 SM A&R팀이 배치해놓은 트랙 배치에서 어떠한 A&R팀의 시선을 보고 있는 것 같다. [Rainbow Halo]를 보고 있으면 타이틀곡과 비슷한 무게감을 가져간다는 측면에서 타 앨범의 동일한 위치에 놓여 있는 [Pose]나 [Butterflies] 등을 보는 것 같고, [Beg For Me]의 밝고 힘찬 합창을 하는 듯한 훅을 듣고 있으면 역시 타 앨범의 동일한 위치에 놓여 있는 [So Good], [Mr.E], [I Just] 등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Good, Bad, Ugly]의 브라스 사운드 등을 가미한 흥취가 돋보이는 트랙은 [Ladies Night]같은 우아한 트랙과 그들의 비슷한 트랙 배치를 바라보게 만든다. 이를 통해 A&R팀이 의도한 트랙 효과를 일관 있게 관찰할 수 있다는 지점이 있다. 구체적인 양상은 같은 군으로 묶어놓은 트랙마다 스타일이 다르므로 이것은 매너리즘이라고 할 수 없다.


여기에 어느정도 국내 K-POP 씬에서는 흐름이 지난 시티팝 스타일 트랙인 [BAMBOLEO]가 기존 트랙 배치 흐름을 긍정적으로 어그러트리고 있어 눈길이 간다. (여기서 유빈의 [숙녀(淑女)]가 국내 K-POP 씬에 시티팝 흐름을 이끌고 온 것을 살짝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데, 정작 당사자같은 해당 트랙에 관해 엄밀히 시티팝이 아니라는 의견이 당시 평론가들 사이에서 소소하게 돌기도 했다. 시티팝이 아닌 '시티팝 스타일', '시티팝 비스무리한' 정도로 명명하는 게 현재로선 적당해 보인다.)


마지막 트랙인 [In My Dreams]는 타이틀곡에서 차용된 트랩 장르를 다시 한번 반복하고 있는데 이것은 'Day 1'과 'Day 2'의 마지막 트랙인 [LP], [눈 맞추고, 손 맞대고 (Eyes Locked, Hands Locked)]에서 아련한 마무리를 지은 것과 다르게, 본 음반의 마무리를 짓기는 하지만, 무게감까지 저버리지 않는 점에서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분명하게 다음 음반을 암시하는 연속성에 기반한 배치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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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가 점하고 있는 역할이 흥미롭다. 뮤직비디오 내 다른 멤버들과는 다르게, 어두운 톤으로 무장한 비주얼을 선보이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의미심장하게 홀로 남아 대놓고 다음 음악을 예고하는 듯한 장치로서 기능하고 있다. 그간, 조이 혼자 다른 스타일링을 한다든지 나중에 들어온 예리에게 특별한 역할이 주어졌을 거라든지 하는 심증으로서만 멤버 간 상호관계에 관한 논의가 있는데 비해, 본작에서부터 슬기를 필두로 그 캐릭터성을 뚜렷하게 드러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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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마지막 트랙이 연속성에 기반한 스타일로 배치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 앨범의 첫머리 역시 리스너들의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엄청난 균열을 냈던 [짐살라빔 (Zimzalabim)]과 다르게 새로운 연작의 시작임에도 기존에 잘하던 것을 활용한 것에는 역시나 연속성에 기반하는 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타이틀곡에서 바로 직전 'The Reve Festival' 활동곡이었던 [Psycho]의 계절감을 다르게 한 것 같다는 반응을 심심치 않게 관찰할 수 있었다.) 이러한 프로덕션까지 살펴볼 때, 이들이 자신들의 디스코그래피를 더 거시적으로 집대성하는 과정이 더 능숙해졌음을 알 수 있다.





뮤직비디오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R9At2ICm4L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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