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뮌헨,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진 걸까
어젯밤에 스위스에서 돌아와 쉬다가 함부르크의 기차편과 숙소를 모두 예약했다. 함부르크 중앙역 쪽이 위험하다는 말이 많아서 중앙역 바로 다음 역 근처로 숙소를 정했다. 그렇게 만족스럽게 정하고 유튜브 좀 보다가 12시(한국 시간 7시)에 할 일이 있어서 12시까지 기다렸다. 피곤한데 12시까지 버티니까 오히려 12시 이후에는 쌩쌩해졌다. 그렇게 놀다가 2시 가까이 잠에 들었다. 생체 리듬 때문인지 8시 반에 눈이 떠져서 약간 뒹굴거리다가 원래 기상 목표 시간인 9시에 일어났다. 그렇게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씻고 화장도 하고는 빨래를 하러 나갔다. 스위스에서 쌓인 빨래를 모두 챙겨 들고 빨래를 하고, 곧바로 마트로 갔다. 어젯밤부터 배고픈 상태여서인지, 역대 가장 많은 물건을 샀다. 스위스에서 채소를 많이 먹지 못해 양배추, 독일인의 필수품(?) 소세지, 하나 남은 계란, 방울토마토와 귤 그리고 스위스에서 친구랑 와인을 마시면서 와인에 빠져서 작은 로제와인과 치즈 그리고 과자를 샀다. 집에 와서 장본 것들을 정리하고 빨래도 가져와 정리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을 집에서 만들어 먹고 싶어서 메뉴를 고민했다. 전에 사놓은 바질페스토에 빠져서 양배추를 볶아 바질페스토를 넣어 양념하고, 밥을 먹고 싶어서 동시에 햇반을 돌렸다. 그러고는 사온 소세지도 하나 굽고 친구가 준 사골 육수 코인을 풀고 계란과 전에 사놓은 두부를 넣어 국을 끓였다. 그렇게 완성해서 김까지 곁들이니 진수성찬이었다. 원래도 밥을 오래 먹는 편이지만, 반찬이 많아서인지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먹었다. 배부르게 먹고 치우려고 하니 잠을 적게 자서인지 졸음이 쏟아졌다. 잠깐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2시가 되었다. 설거지를 마저 하고 산택 삼아 다음 목적지인 쇼핑몰까지 걸어갔다.
스위스에서 캐리어가 금이 가서 캐리어도 보고, 가죽 자켓이랑 신발이 사고 싶어서 구경할 겸 쇼핑을 하러 갔다. 쇼핑몰에 도착해 캐리어를 구경했는데, 생각해 보니 당분간은 작은 사이즈의 캐리어를 쓸 일이 없어서 일단 패스했다. 그러고 여기저기 구경을 했지만 마음에 드는 신발과 자켓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게 신나는 아이쇼핑을 마치고 최애 카페로 향했다. 23일 만에 무려 4번째 가는 카페이다. 여기의 초콜릿케이크를 꼭 먹어보고 싶어서 왔는데, 오늘은 머드파이(초콜릿 케이크)와 레몬그레이 티(얼그레이+레몬인데 맛있었다!)를 주문했다.
야무지게 먹고! 자라까지 걸어갔다. 한 30분을 걸어 중간에 플라잉 타이거 구경도 갔다. 플라잉타이거에는 할로윈 물건들과 크리스마스 물건들이 가득 있었는데, 하나하나 구경하니 시간이 훌쩍 갔다. 그렇게 자라도 가고, 옆에 COS도 갔지만 별 소득 없이 REWE로 향했다. REWE에서 음료수 하나와 치즈와 와인을 곁들일 크래커를 하나 사서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샤워도 하고 저녁 겸 술상을 차렸다. 방울토마토와 귤, 크래커 그리고 치즈까지 준비해 로제 와인과 마시니 이게 행복이지 싶다. 사실 지금 음주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200ml 와인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 한 300ml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아까 파울라너 맥주도 사서 깔까 고민을 했는데, 그럼 너무 많을 것 같아 자제 중이다... 이제 동유럽 여행 계획을 조금 세우고 잠에 들려고 한다.
오늘 하루종일 뮌헨 시내를 걸어 다니면서 하루가 참 평화롭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고작 2주 살았지만 어느새 정이 든 건지, 뮌헨이라는 도시랑 사랑에 빠진 것 같다. 무뚝뚝해 보이지만 친절한 사람들, 맥주 덕분인지 차분하면서도 흥이 있는 도시가 좋다. 푸르른 자연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건물들까지 눈도 행복한 동네이다. 다른 나라 그리고 다른 도시도 좋지만 뮌헨 도시가 너무 좋아 도시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행복한 하루였다. 내일도 뮌헨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려고 하는데,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오늘의 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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