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의 마지막 날
혼자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원래 오늘도 이런저런 계획이 있었는데, 일단 아침에 일어나 빨래부터 돌렸다. 그러고 마트에 가서 물도 새로 사고 빵집에서 바게트도 샀다. 집으로 돌아와 바게트에 트러플 버터를 발라먹고 나갈 준비도 마쳤다. 다시 빨래를 정리해 놓고 집을 나섰다.
오늘의 첫 코스는 마리엔 광장! 근처 서점에서 편지지를 사러 갔는데 가는 길에 크리스마스 마켓부터 들렀다. 서점에 먼저 갈까 하다가 친구들과의 여행 전에 할머니랑 엄마랑 전화하느라 본의 아니게 산책을 조금 했다. 친구가 추천해 준 오렌지 푼쉬가 있길래 하나 사 마셨다. 여기도 컵이 투명해서 예뻤다. 가져갈까 싶었는데 전에 가져온 드레스덴 컵이랑 비슷해 패스했다. 그러다 보니 갑자기 크리스마스 컵을 기념으로 하나 가지고 싶었다. 아직 뮌헨 기념품을 제대로 사지 않아 크리스마스 마켓 컵을 하나 사면 좋을 것 같아서 마켓을 2바퀴 돌면서 열심히 골라 예쁜 부츠 모양이면서 뮌헨의 대표적인 건축물이 그려져 있고 뮌헨이 적혀있는 컵으로 골랐다. 컵을 사면서 또 푼쉬를 마셨는데, 푼쉬는 글루바인보다는 약 맛이 덜해서 맛있게 마셨다.
그렇게 컵까지 챙겨서 서점으로 갔다. 생일 카드를 사러 가서 독일 감성 낭낭한 편지지를 하나 샀다. 그러고 사람들이 하리보 쇼핑백을 하나씩 가지고 있길래 나도 구경을 갔다. 하리보의 나라라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작은 규모라서 그냥 나왔다. 그러고 점심을 먹으러 사람이 많았던 정육점 같은 곳으로 갔다. 사람도 많고 창문으로 본 소세지가 맛있어 보여서 핫도그를 주문했는데, 소통 오류로 돼지고기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받았다. 고기와 코울슬로 그리고 소스들이 들어가 있었는데 소세지보다 특별하고 덜 짜서 맛있었다.
시내 구경을 조금 더 하고 싶어서 자라도 가고 디엠도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쇼핑을 하지 못할 것 같아 집으로 갔다. 집에 돌아와 컵을 씻고 술 때문인지 졸려서 20분 정도 낮잠을 잤다.
사실 오늘의 가장 큰 이벤트는 선물 사기이다. 한국으로 가져갈 지인들의 선물을 와르르 사는 날이라 로스만과 디엠, 에데카를 가야 했다. 더 늦어지기 전에 서둘러 로스만부터 향했다. 하나 써보고 좋아서 한국에 가져가고 싶었던 뿌리는 헤어트리트먼트와 엄마가 부탁하신 약도 사고, 아빠와 할아버지 선물로 치약과 영양제도 샀다. 다음으로는 디엠에 가서 무난하게 선물할 앰플을 쓸어오고 비타민도 다 먹어가서 하나 사 왔다. 마지막으로는 집 근처 에데카로 돌아와 언니가 부탁한 과자와 선물할 초콜릿과 미니 하리보까지 사서 귀가했다. 담아보니 무게가 걱정되긴 하는데.. 일단 잘 챙겨가보려고 한다.
그렇게 귀가해 잠시 빈둥거리다가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오늘의 저녁은 라면에 계란! 깔끔한 게 먹고싶어 계란을 안 넣고 싶었는데 계란을 먹고는 싶고 그렇다고 계란으로 따ᆞ로 뭐를 만들기는 귀찮은.. 그런 복합적인 마음이라 그냥 라면에 넣었다. 맛없없 조합이라 역시 맛있게 먹고, 냉장고에 남은 채소와 과일을 처리하기 위해 거한 샐러드도 만들어 먹었다. 조금이라도 이른 시간에 탄수화물을 먹고 싶어 라면을 먼저 먹었는데, 생각해 보니 채소를 먼저 먹는 게 건강하니 샐러드를 먹고 늦게 라면을 먹는 게 좋았을까라는 소소한 생각도 하면서 풍성한 저녁을 마무리했다.
내일 여행 짐도 챙기고 씻고 나와서 마트에서 사 온 파프리카 과자를 조금 먹으며 글을 쓰는 중이다. 이제 내일부터 오랜만에 친하지 않은 사람을 꽤나 오래 만나야 해서 일찍 자보려고 한다. 이제 가족여행 관련해서도 딱히 일이 없어 내일 일정만 정리하고, 책 조금 읽다가 잠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