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만난 하루
친구들과의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다. 아침에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짐을 마저 챙겨 기차역으로 나갔다. 뉘른베르크에서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나는 뮌헨에서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뉘른베르크로 향했다. 잠시 기다리니 친구들이 보였다. 가장 친한 친구를 2 달반 거의 3달 만에 만나니 홀로그램을 보는 것만 같았다. 실존하는 인물이라기보다 가상 인물 같달까... 그리고 아주 살짝은 낯설었다. 그래서 친구가 내가 낯을 가리고 어색해한다고 장난으로 삐지기도 했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친구, 그리고 또 다른 친구와 함께하는 유럽여행이 시작되었다.
시작은 짐 보관이었다. 캐리어와 가방을 넣고 싶었는데 동전이 없어 마트에서 바꿔오느라 한참이 걸렸다. 그래도 무사히 바꿔와서는 캐리어를 넣어놓고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향했다. 유럽의 3대 크리스미스 마켓 중 하나라고 유명한 뉘른베르크 크리스마스 마켓인데, 그래서인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사람에 휩쓸려간다는 게 이해가 갈 정도로 사람으로 빼곡했다. 마켓을 한 바퀴 돌아보니 점심시간이 되어 소세지를 사 먹었다. 이 지역에서 유명한 뉘른베르크 소세지였는데, 다른 소세지보다 작은 손가락 1개 반 정도 크기의 소세지를 3개씩 넣어주는 핫도그를 사 먹었다. 고기 맛도 많이 나고 감칠맛이 좋은 맛있는 소세지였다. 특히 머스타드만 뿌려 먹으니 소세지의 감칠맛과 빵의 투박한 맛, 그리고 머스타드의 깔끔한데 매콤한 맛끼지 어우러져 맛있었다. 친구들이 글루바인을 마시고 싶다고 해 글루바인도 마시고 기차까지 시간이 님아 마트 구경을 했다. 마트에 이어 디엠까지 구경하고 뭐를 할까 하다가 근처 카페로 갔다. 카페에서 수다를 떨다가 기차 시간에 맞춰 역으로 와 저녁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사고, 짐을 찾고 기차에 올라탔다.
기차에 올라타 4시간 정도를 달려 비엔나에 도착했다. 비엔나까지 오는 길에 혼자 앉아서 잠도 자고 샌드위치도 먹고 추리소설도 다 읽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 빠져서 전집에 도전 중인데 추리 소설이 주는 특유의 반전과 긴장감이 재밌는 것 같다. 이야기 끝까지 결말을 알 수 없고, 범인을 추리하는 데 있어 계속 생각을 하게 되는 게 흥미진진해서 보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4시간을 보내고 내려서 우버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
들어가서 한 친구가 씻는 동안 다른 친구랑 물과 야식을 사러 갔다. 마트가 닫아 길거리 가판대에서 물을, 맥도날드에서 감자튀김과 치킨 너겟을 샀다. 정말 추웠지만 친구랑 떠들면서 가니 반갑기도 재밌기도 했다. 마트 다녀와서 야식 먹으며 얘기도 하고 샤워하고 또 얘기를 하다가 잠에 들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고 얘기도 하니 적응이 안 되기도 하고 어색했지만 또 반갑고 행복하기도 했다. 앞으로의 여행도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