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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대학생의 유럽 여행 89일 차

따로 또 같이

by 빈카 BeanCa

오늘은 아침 6시부터 일어나 도시를 이동하는 날이다. 3박 4일의 오스트리아 일정을 끝내고 뮌헨으로 이동한다. 기차에 사람이 많기도 했고, 잘츠부르크에서 뮌헨 가는 열차를 친구들이랑 다른 걸로 타야 해서 떨어져서 가게 되었다. 사실 가는 동안은 졸려서 거의 잠을 자고, 밀린 유튜브도 보고 읽던 추리소설도 마저 읽었다. 그리고 어제 친구들과 수다 떠느라 다 쓰지 못한 일기도 마저 작성하다 보니 뮌헨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집으로 와 빨래부터 돌리고, 마트에서 이것저것 장을 봤다. 물도 사고, 친구들이 여행하면서 과일을 많이 못 먹을 것 같아서 씻어서 가져다주려고 라브제리랑 블루베리, 방울토마토 그리고 귤까지 샀다. 오늘 점심에 먹을 계란이랑 고기까지 사서 든든하게 귀가했다.

장 본 것들을 정리하고, 빨래도 가져와서 정리하고 늦은 점심을 만들었다. 오늘의 점심은 꽤나 오랜만에 먹는 카레 볶음밥에 돼지고기이다. 계란 스크램블을 하고 오일과 버터에 카레 가루를 풀어 소스를 만든다. 만든 소스에 밥이랑 계란까지 섞어 마무리하는 백종원 선생님 레시피인데, 역시나 맛있었다. 거기에 돼지고기에 쌈장이라니 이건 정말 맛. 없. 없 조합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설거지도 하고 친구들 줄 과일도 씻었다. 씻다 보니 먹고 싶어 져서 나를 위한 푸짐한 과일 플레이트도 담고, 과일을 먹으니 케이크도 먹고 싶어 전에 사놓은 레베의 치즈 케이크도 꺼냈다. 마지막으로 케이크와 곁들일 커피까지 타니 푸짐한 점심에 이은 풍성한 간식의 완성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간식까지 먹고 나니 굴러갈 정도로 배가 불렀다. 책 좀 읽고 놀다가 친구들 미술관 구경 끝나는 시간에 맞춰 시내에서 만났다.

오늘의 저녁 장소는 아우구스티너! 뮌헨 시내의 양조장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친구들이랑 학센과 슈니첼,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나는 배가 불러 거의 먹지 못하고 맥주만 홀짝홀짝 마셨다. 분명 6시 넘어 도착한 것 같은데 수다를 열심히 떨다가 시계를 보니 어느덧 9시가 되어 있었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 친구들과의 수다 타임이라니 행복했다. 맛있는 맥주와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추천한 카페와 맛집을 좋아해 주는 친구들을 보며 정말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을 호텔까지 데려다주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혼자 있으면서 외향인에서 내향인으로 바뀐 나에게 집은 소중한 공간이기에.. 오늘과 내일은 뮌헨에서 얼마 남지 않은 자취 라이프를 즐기려고 한다. 집으로 돌아와 유튜브를 보며 뒹굴거리다 씻고 글도 쓰고 밀린 일들도 조금 처리했다. 어느새 시간이 늦어져 내일을 위한 잠에 들려고 한다. 내일도 행복한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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