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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나무궁전 May 05. 2021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 사고에서 남을 생각하는 사고로 변화된 계기

한달 전,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처음으로 생각이 들었다.

전에 백종원선생님 글에서처럼 그동안 나는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정말 안중에도 없었다. 항상 내가 먼저였기 때문이다. 내가 먼저라는 건 내 욕심만 챙기는 이기적인 것이라기보다 남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는게 맞는 것 같다. 이런게 이기적이라고 하는건가... 나는 남에게 피해가는건 극도로 피하려 하고 남 눈치도 엄청 보는 편이다. 이기주의에도 종류가 있다면 내 욕심을 챙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적극적인 이기주의, 남에게 피해주지도 않고 남에게 도움을 주려 하지도 않고, 오로지 내 생각만 하는게 소극적인 이기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써놓고 보니 적극적인 이기주의였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나는 내 문제를 해결하느라 남의 문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날 이후 남의 문제, 정확히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다.


그날이란 건 비즈니스쪽에서 유명한 분이 하시는 워크샵에서였다. 미리 수업을 들었던 친구에게 익히 그 명성과 위대함(!)을 들어와서 나도 거의 세뇌당해 있었는데, 그런 분이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도 관심을 줄까 싶었지만 참석인원이 적어서 그래도 내심 기대를 하며 워크샵에 갔다. 그리고 첫 날, 개인 면담을 시작으로 2박 3일의 워크샵이 시작되었다.

그 분과의 개인 면담은 사실 2박 3일 내내를 통틀어 두세시간 남짓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중간중간 계속 자신없는 모습을 보였던 나에게 잘 한다고 말씀해주셨고, 가능성 있다고 해주신 말이 크게 다가온 듯 하다. 원래도 누군가 칭찬을 하면 아니라고 부정하기 바빴는데, 업계 탑인 분이 자신의 의견으로 이야기해 주시니 나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그분이 보는 눈은 틀리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빈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빈말이란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하는 말인데 생각해보면 그분이 나의 기분을 맞춰줄 이유가 없었다. 주변에 돈 많고 잘나가는 사람들이 잘 봐달라고 줄을 섰는데, 굳이 자신없이 구석에 박혀있는 짱돌에게 기분 좋으라고 맘에도 없는 얘기를 해줄 이유가 없지 않는가. 아무튼 2박 3일 내내 나는 저런 분이 왜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도 잘해주시는걸까 의문이 들면서도 받아본 적 없는 사려깊음에 깊게 감사함을 품었다.

그렇게 2박 3일 동안 감사함을 품게되자 나에게는 전에 없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나같이 자존감이 낮아 발전이 더딘 사람들, 콩알같이 쪼그라든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었다. 콩알이는 그런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캐릭터였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까진 아직 내 코가 석자인 단계였다. 하지만 워크샵을 마치고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콩알이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콩알이들을 모아 함께 성장하는 콩알군단을 만들고, 이 콩알군단은 다시 다른 콩알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콩나물 요정으로 자라나보자는 꿈을!

아직은 콩알이같은 분들을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내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마음이 변화의 시작이 된 것은 분명하다. 나 중심적 사고에서 상대가 원하는 것으로의 사고의 전환이 일어난 것이다. 이에 바로 이어서, 상대의 니즈 파악이 곧 비즈니스의 시작이라는 인사이트를 얻게 되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써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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