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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Aug 26.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3-

마스크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요.

다닥다닥 

더운 공기가

입가에 몰려들어요.

갑갑해요.      



좋은 점도 있어요.

친구에게 투덜댈 때

선생님 몰래 욕할 때

부르고 싶은 노랠

조용히 읊조릴 때, 그리고

내 마음 꽁꽁 숨기고 싶을 때,

마스크가 모두 모두

가려주니까요.     



집에 오면 천천히

마스크를 벗어요.

갇혀있던 말들이 

사방으로 튀어나와요.

“나랑 같이 놀래?”

“문자 보내도 돼?”

“우리... 친구하자.”     



“후와!”

크게 숨을 쉬어요.

답답한 마음이 뻥 뚫려요.

이제 다 괜찮아요.

이제 다 괜찮아요.     



마스크를 버릴 땐

조심해야 해요.

반으로 접고

또 반으로 접어요.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내 마음

누가 보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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