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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Aug 28.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5-

실내화 

    

그 녀석을 두고 왔어요. 

교문 앞까지 온 후에야

새하얀 녀석 얼굴이 떠올랐어요.     


손이 가벼운 걸 

왜 이제 알았을까?

머릿속이 멍해요

수다쟁이 종호 목소리도

더는 들리지 않아요     


집으로 돌아갈까?

소용없어요.

커다란 학교 시계는 이미

90도가 되었거든요.      


복도엔 아무도 없어요.

우리 반 미닫이문도 굳게 닫혔어요.

선생님 마음도 그럴까요?

모르겠어요. 작은 창문 너머

아이들 자리는 모두 찼는데

내 자리만 텅 비었어요.      


어떡하지.

들어갈 용기는 내지 못하고

교실 문밖에서 힐끗거려요.

오늘따라 운동화는 

왜 이렇게 파랄까요?

오늘따라 선생님은 왜

칠판만 보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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