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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Aug 29.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6-

짝 바꾸는 날     



선생님, 짝 바꿔요!

나도 크게 외쳤지만

누가 되든 상관없어

으쓱하며 말했지만     



새로 짝이 된 그 애가

울어버렸을 땐 

난 책상 모서리를 노려보며

열심히 지우개질만 했다.     



뭐가 그리 슬픈 걸까?

내가 뭘 잘못했나?

지우개 똥이 점점 커져도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점심도 대충 먹고

축구도 못 하고 자리에 앉아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지만 

그 애는 어느새 생글생글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엄지손톱보다 커진

지우개 똥만큼 

화가 날 법도 한데

어느새 탁 풀린 내 마음

도무지 이유를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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