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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21.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29-

말벌집    

      

발야구하다

등나무 덩굴 위로 

올라가 버린 공

기다란 장대 들고

공 따러 가요     


등나무 덩굴 위

배구공 옆에 

배구공만큼 

커다란 말벌집     


윙윙거리는

날갯짓 소리에

부리나케 선생님께

달려가요     


소방관분들이 와서

벌집을 따고 나서야

벌벌 떨던 배구공도

내 품에 돌아왔어요.       


이제 말벌 따윈 

한 마리도 없는

등나무 덩굴

올려다보면

배구공 크기만큼

동그랗게 뚫린 구멍으로

파란 하늘이 보여요.     


배구공만큼 큰

집을 지으려면

얼마나 오랫동안

부지런히 일해야 할까?


배구공만 한

파란 하늘을 바라보니

벌들에게

아주 쪼끔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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