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34-
엄마 아빠
여행 가시고
형과 단둘이 보내는
늦은 밤
형, 배고프지 않아?
계란 넣은
보글보글 라면
끓여 먹자.
귀찮아.
저리 꺼져
라고 말하지만
형의 눈에도
면발이
어른거리는 걸
난 알고 있지
보글보글
라면 먹자 응?
에이 정말!
라고 말하지만
몸은 이미
주방으로 가고 있지.
보글보글
라면 냄새가
방안을 채워
터지기 직전
식탁에 놓인
라면 한 그릇
뭐야! 난?
치사하게
형만 먹을 거야?
내가 눈을 흘기자
형은 알밤을 콩!
“설거지 안 해놓으면
죽는다!”
자기 방으로
휙 사라진다.
형이 처음으로
날 위해
끓여준 라면
진짜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