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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규 Sep 26. 2020

동시 , 첫마음으로

하루에 한 번씩 써 보는 동시 –34-

라면이 보글보글          


엄마 아빠

여행 가시고

형과 단둘이 보내는 

늦은 밤


형, 배고프지 않아?

계란 넣은

보글보글 라면

끓여 먹자.     


귀찮아. 

저리 꺼져

라고 말하지만

형의 눈에도

면발이 

어른거리는 걸

난 알고 있지     


보글보글

라면 먹자 응?

에이 정말!

라고 말하지만

몸은 이미

주방으로 가고 있지.     


보글보글

라면 냄새가

방안을 채워

터지기 직전

식탁에 놓인

라면 한 그릇     


뭐야! 난?

치사하게 

형만 먹을 거야?

내가 눈을 흘기자

형은 알밤을 콩!     


“설거지 안 해놓으면

죽는다!”

자기 방으로

휙 사라진다.                              


형이 처음으로

날 위해 

끓여준 라면

진짜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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