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다고 팀이 되지 않습니다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부터 신임팀장님들을 위한 이야기들을 네이버카페 "팀장클럽"에서 연재하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이곳에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연재를 하려고 합니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저의 팀장경험을 되살려볼 때 성공적인 기억은 별로 없습니다. 오히려 실패했던 기억들이 주를 이루는 데요, 그래서 저는 저보다 많은 경험을 가지고 계신 팀장님들께 감히 "이렇게 하면 성공하는 팀장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긴 힘듭니다. 하지만 적어도 "예전 제가 했던 것처럼만 안 하시면 이런 실패는 피할 수 있습니다!"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실패를 타산지석을 삼아 훌륭하신 팀장님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엄마들로 이루어진 작은 모임이 있습니다. 이 모임을 보면 어찌 이리도 재미있게 지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부터 "팀"이라 칭하겠습니다.)
그 "팀"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무엇을 하자 (ex. 어디로 놀러 가자, 무엇을 하고 놀자, 언제 만나자 등)라고 방향을 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2. 방향이 정해질 때 아무 이유 없이 불만을 얘기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A.K.A 투덜이 스머프) 오히려 방향에 대해서 "그것을 할 때 ~~ 하는 것도 같이 하면 더 좋겠다!!" 라며 더 개선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3. 방향이 정해지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 준비를 주도해서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주도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4. 시작부터 끝까지 최신의 정보를 파악하여 팀원들에게 제공합니다.(단순 인터넷 검색이 아닌 real voice가 주를 이룹니다.)
5. 실제 행동에 옮길 때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다른 팀원들이 실수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사소한 일도 잘 챙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런 사람들로 팀이 구성되어 있으면 어떤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서로 협업하면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우리는 팀을 말할 때 단순하게 사람들이 모인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팀은 사람들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들이 가진 "기능"과 "역할"의 집합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위의 팀에서 1번 유형(주도적으로 무엇을 하자라고 적극적으로 제안)의 사람들만 있다면 사공이 많아 배가 산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며, 2번에서 언급한 "투덜이 스머프"가 많으면 그 팀은 부정의 아우라에 빠지게 될 겁니다. (물론 2번 유형의 팀원이 한 명 정도 있다면 최소한의 실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만 벌어진다면 그 팀의 성과 또한 형편없을 테고, 그러한 팀은 존재 자체가 위협받게 될 테니까요.
위에서 언급한 "엄마들의 모임"은 그러한 "기능"과 "역할"이 아주 훌륭하게 갖춰진 팀이라고 생각하는 이유입니다. 단순하게 재미있게 모임을 운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훌륭한 팀이 갖춰야 할 조건을 잘 갖추었기 때문에 재미있게 모임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훌륭한 팀의 갖추어야 할 "기능"과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 해답을 우연히 지인이 추천해 주신 책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경영학자인 메러디스 벨빈 (Meredith Belbin) 교수님이 저술하신 "팀이란 무엇인가?"였습니다. 이 책에는 아폴로 신드롬이라는 현상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감각적으로만 막연히 느끼고 있던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대략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팀이란 무엇인가? 메러디스 멜빈 / 출처: 교보문고]
1.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이 모이면 성과가 좋은 뛰어난 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실험을 실시하였습니다.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로만 팀을 구성하고, (아폴로팀) 그리고 그에 맞추어 지능이 낮은 사람들, 혹은 이들이 섞인 팀들을 구성하고 일련의 성과를 관찰하였는데, 이 아폴로팀의 성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2. 하지만, 지능이 뛰어난 사람들이었기에 서로 대립만 하기 바빴습니다.
누군가가 의견을 내면, 동조보다는 분석을 통해 단점을 찾기에 바빴으며, 서로 정치적인 대립을 통하여 정상적인 팀으로의 기능도 힘들었다고 합니다.
3. 이 실험에서 팀에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이들의 "케미"가 팀의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떤 팀에는 코믹한 사람 한 명을 투입하였을 때 성과가 더 좋은 경우도 있었고, 어떤 팀은 뛰어난 리더를 투입하였을 때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팀이란 단순하게 사람들의 집합은 아닐 것입니다.
팀에서 필요한 각자의 "기능"과 "역할"이 적절히 구성될 때 비로소 팀이 될 것이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벨빈 교수님의 책에서는 그러한 역할들을 전문가, 완결자, 실행자, 창조자 등 총 9개의 유형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 내용들은 인터넷에서 쉽게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현재 나의 팀에서 가장 부족한 기능과 역할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보완할 때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팀장뿐만 아니라 팀원들도 같이 고민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방향 잡기가 너무 힘든 팀, 실행을 할 때마다 행동대장이 없어 고생하는 팀, 부정의 아우라만 가득한 팀 등 각각의 상황에 대응을 해보면 어떤 기능과 역할이 부족한지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