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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ug 09. 2023

팀장은 거절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신임팀장이 실수하기 쉬운 일의 분배 ①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오늘은 신임팀장이 실수하기 쉬운 일의 분배에 대해서 말씀을 드려볼까 합니다. 물론 100% 저의 실패담을 기반으로 말씀드립니다.


제가 처음 팀장으로 선임된 팀은 무척 바쁜 팀이었습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업무가 밀려들어왔습니다. 당시 조직의 특징은 위에서 지시가 내려오는 것이 아니라 영업조직에서 수주를 위한 제안서를 요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영업조직이라고 말씀드렸지만, 그 안에서도 여러 개의 팀으로 구분되어 있었고, 각 팀마다 성과를 별도로 관리하기 때문에 서로 경쟁관계에 있는 팀들의 집합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영업조직의 각 팀별로 쉼 없이 제안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저는 그 요청들을 받아 검토를 한 뒤 팀원에게 분배를 하였습니다. 문제는 요청시기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까지의 요청을 검토해서 각 팀원에게 황금비율로 분배를 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또다시 새로운 요청이 들어옵니다. 이미 제안서 구상에 들어간 팀원들에게 다시 배분해 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팀원들은 팀원대로 지시를 받은 제안요청에 대해서 나름의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고 있는데 새로운 일거리가 몰려드는 셈이었죠. 당연히 팀원에게 새로운 업무를 배분하기가 미안해지고, 리더로서의 자신감도 하락했습니다. 들어온 요청을 모두 배분 못하니 남은 요청에 대해서는 제가 실무자처럼 제안서를 작성하였습니다.


끊임없이 몰려드는 일의 홍수 속에서 야근은 당연시되었고, 밤샘근무나 주말근무도 그리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번아웃에 빠진 팀원들은 하나둘 퇴사하였고, 회사의 많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저는 더 이상 팀장직을 수행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제가 부족했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뼈저리게 깨닫게 됩니다.  




1. 팀장은 팀의 업무한계를 설정하고 그 이상은 거절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일이 몰려든다고 전부 다 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 위로부터의 지시이던 협조부서에서의 요청이던 한계이상의 일을 하게 되면 품질저하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일욕심과 야망으로 많은 일을 하고 싶다 해도 팀원들도 똑같진 않습니다. 밀려드는 일을 전부 다 해보려고 하였던 점이 저의 패착이었습니다. 팀장이라면 팀의 업무한계를 파악하고 이를 초과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거절하는 용기를 가졌어야 했습니다. 거절할 때 물론 안 좋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업무과다로 인한 품질저하 발생이나 팀붕괴보다는 낫습니다.   



2. 팀장이 실무에 매몰되면 더 중요한 일을 못하게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렸듯이 한계이상의 일을 하다 보니 팀원들에게 배분하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제가 실무자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어찌 보면 팀원들보다 더 야근을 많이 했고, 혼자 주말에 나와 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주말에 나가보면 저와 비슷한 처지의 팀장들이 나와있곤 하였죠. 그들과 묘한 동질감(?)을 느끼면서 그 시절을 견뎌내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실무자 역할을 하게 되는 시간이 많을수록 다른 쪽에서의 문제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저는 대외적으로 고객사와의 미팅도 많을뿐더러 대내적으로도 많은 미팅에 참석해야 했습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서 조율할 것이 많은데도 책상에 앉아 실무를 해야 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당장 눈앞의 하나를 위하다 보니 그 뒤에 있는 둘을 놓치는 격이었죠. 앞의 1번이 전제가 되어야 팀장이 실무를 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팀장은 실무를 하지 말고 더 중요하고 큰 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3. 팀장은 도와줄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합니다.


당연히 일이 많을 수 있습니다. 일이 없는 게 더 문제이지요. 그런데 많은 일을 팀 내에서 모두 해내기에는 어려운 상황이 많습니다. 1번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는데요, 일이 많다고 해서 모두 거절할 수는 없습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무조건 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팀 내 자원으로 일을 하기 어렵다면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합니다. 다른 팀이던, 외부의 프리랜서던지 말이지요. 팀장은 적극적인 외교를 통해서 자원을 동원해야 합니다. 팀장상위의 리더에게 적극적으로 인원충원을 요청해야 했습니다. 저는 실무에 치이다 보니 시야가 그리 넓지 못했지요.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현재 팀원으로만 일을 하려고 했던 것이 패착이 된 것 같습니다.


[지금 비어있는 트럭이라도 분명히 한계가 있습니다]


오늘도 신임팀장님들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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