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팀장이 실수하기 쉬운 일의 분배 ②
안녕하세요 Kay입니다.
제가 첫 팀장이 되었을 때의 스토리를 이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대기업에서 시작했습니다. 제가 입사하였을 당시에 이미 설립 50년이 넘은 기업이었습니다. 오래된 세월만큼 켜켜이 쌓인 조직구조는 엄청나게 탄탄했습니다. 마치 프로야구팀처럼 포지션이 명확하였고, 그 자리에 누구를 배치하는지가 중요했습니다. 역량이 부족하거나 혹은 ‘fit’ 하지 않은 사람이 배치되어도 탄탄한 조직구조덕에 어느 정도는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은 이미 정해진 포지션에 배치만 하면 되었지만,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물론 포지션과 그에 따른 일 즉, R&R(Role & Responsibility)이야 대략 수립이 되어 있긴 하나 많은 변수를 감당해야 합니다. 사업의 방향, 속도의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죠. 외부 환경의 변화도 만만치 않습니다.
제가 맡았던 팀도 변수가 많았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업무량의 변화는 물론이고, 외부환경의 변화도 큰 부담이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나가기 위해 저는 팀워크 구축에 몰두했습니다. 당시 저는 팀워크의 기반은 인간관계에 있기에 이를 잘 다져나가면 되는 줄 았습니다. 대기업에서는 맞을 수도 있는 방식이긴 합니다. 저는 팀은 가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커피값부터 시작해서 회식비(당연히 개카였습니다.) 부담도 마다하지 않으며 열심히 관계구축에 매달렸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생각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팀 내 갈등도 많았고, 이탈까지 이어졌습니다. 당시 팀워크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요,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또다시 저의 패착이 무엇인지 잘 알겠더군요. 오늘은 업무 분배의 명확함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신임팀장으로서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것은 팀 내 명확한 R&R 구축이라고 생각합니다. 팀 내 기존 R&R을 그대로 답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팀 내 R&R이 탁월하였다고 판단 내릴 수 있을까요? 탁월하였다면 굳이 팀장이 바뀌진 않았겠지요. 혹은 새롭게 신설된 팀의 팀장으로 선임되었다면 어떨까요? 새롭게 R&R을 구축해 나가야겠죠?
그 시절, 지금의 저라면 다음의 내용들에 대해서 먼저 고민을 해 보겠습니다.
1. 팀원들이 일련의 프로세스에서 단계별로 각자의 역할이 있다면, 각자의 업무권한과 책임범위를 명확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바통을 넘겨받는 계주와 비슷하고 생각합니다. 넘겨받을 때의 절차와 각자의 업무/책임권한이 명확하지 않다면, 실수가 발생하였을 때 분쟁이 발생하기 쉽겠지요. 너무나도 기본적이고 당연한 얘기지만, 사람이 모이면 Ground Rule 설정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Ground Rule의 탄력적인 변경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수많은 변수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Ground Rule 설정과 변경, 모두 팀장의 역할입니다.
[팀원 개별의 강점과 전문성을 파악하고 있어야 효율적인 업무 배분이 가능합니다]
2. 팀원들이 같은 영역에서의 각각 독립된 프로젝트(ex. 제안서 작성)를 개별로 수행한다면, 프로젝트의 상세 검토는 물론 팀원의 역량과 현재환경을 세밀하게 파악한 후 업무배분을 하고 싶습니다.
제안서 작성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제안서 작성 요청이 10건이 들어왔고 팀원이 5명입니다. 어떻게 배분할까요? 산술적으로 1명당 2개의 제안서 작성이 바람직할까요? 당연히 아니겠지요. 난이도를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난이도 1급 3건, 2급 3건, 3급 4건, 이렇게 구분이 되면 업무 배분이 한층 쉽겠지요. 단,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 팀원들의 역량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야 S급 플레이어에게는 1급 난이도의 제안서를 배분할 수 있겠지요. (팀장은 이렇듯 실무에 대해서는 이미 전문가여야 합니다. 팀장의 전문성에 대해서는 추후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3. 프로젝트의 난이도, 팀원의 역량까지 모두 고려하였다면 업무 배분 준비는 다 끝난 걸까요?
가장 어려운 단계가 남았습니다. 바로 팀원의 현 상황입니다. 기존에 작성하고 있는 제안서는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새로운 제안서를 쳐낼 수 있는 Room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여기에 팀원의 개인적인 사정(건강상황, 외부일정 등)까지 고려가 필요합니다. 저는 그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팀원들 간 업무배분의 형평성, 업무량 조절에서 많은 실패를 하였지요.
4. 팀 고유의 업무 외에도 수시로 여러 가지 태스크가 주어진다면, 이 역시 현재 업무의 배분이나 진행상황 관리에 반영을 하고 싶습니다.
팀에는 별도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많이 발생합니다. 작게는 팀 내에서 소화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서 크게는 전사적으로 각 팀별 차출인원들이 TFT를 구성해야 는 경우도 있지요. 2번까지는 예측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업무배분이었다면 3번은 전혀 예측이 불가능하지요. 그래서 언제나 팀의 가용능력(?)을 100% 발휘하지 말고 여유분을 비축해 두어야 합니다. 팀 내의 일뿐만 아니라 팀 외의 일(결국 회사 전체의 일이죠)에도 기여를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언제나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팀을 운영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별도의 사이드 프로젝트 참여 인원 선정도 중요합니다. 역량에 따라 배분하던지, 돌아가며 하던지, 혹은 외부업무 전담자를 따로 선정해도 되겠지요.
팀장은 레이더는 정말 쉴틈이 없네요. 리더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하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기에 오늘도 수많은 리더들이 노력하고 있지 않을까요?
오늘의 핵심인 업무배분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정리해 봅니다.
1. 누구한테 맡기나 (강점과 전문성 파악)
2. 적절한 양이 배분되었는가 (팀전체 및 팀원 개별의 역량 가용정도와 현재 상황 파악)
3. 프로세스는 적절한가 (R&R 명확)
오늘도 신임팀장님들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