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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ug 16. 2023

01. 시작의 시작

저의 시작은 건설회사였습니다

저는 건설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최초 현장 OJT시절을 거쳐 본사와 현장을 번갈아 가면서 근무했습니다. 건설현장의 시계는 다른  직장인들과의 그것보다 사뭇 다릅니다. 일단 시작이 빠르지요. 보통 6시 30~40분에는 출근해서 안전체조 준비를 합니다. 군대처럼 몸에 장착해야 할 장구류가 많습니다. 바지와 다른 돌출물이 서로 걸리지 않도록 동여매는 각반을 비롯해서 안전밴드와 안전모도 착용을 합니다. 착용을 마치면 약 6시 55분 정도에 시작하는 안전체조에 참석을 합니다. 원청사 직원부터 시작해서  현장의 모든 근로자들이 한자리에 모이지요. 안전반장의 구호와 시범에 따라 체조가 시작됩니다. 체조를 마치고 잠깐의 현장 순찰을 합니다. 이때 배가  고프면 흔히 말하는 함바에 가서 라면을 먹기도 합니다. 아침일정을 모두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오면 8시가 채 되어 있지 않습니다. 



당시에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MSN)는 친구로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의 리스트가 보이고, 로그인을 하면 바로 알아볼 수 있도록 색깔이 변했습니다. 친구 리스트 중에 로그인되어 있는 즉,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on안 한 사람은 현장에서 일하는 동기들밖에는 없었습니다. 본사에 있는 동기들은 출근을 하기 전이었지요. 이렇듯 제 사회생활의 시작은 남들보다 무조건 빠른 시간에 출근하는 법부터 시작하였습니다.



저의 일상은 떠오르는 해를 사무실에서 맞이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소위 머리가 더 커짐에 따라 더 일찍 출근해야 하는 의무가 주어졌습니다. 직급이 높아짐에 따라 높으신 분들과 관련 있는 업무를 해야 했기에 부담감도 더 커졌지요. 특히나 저의 과장시절의 평균 출근시각은 6:10이었습니다. 그렇다고 퇴근을 일찍 하지도 못했지요. 개인적인 일이 아닌 전부 업무와 관련된 사람들과의 술자리 덕분에 언제나 12시를 넘겨 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납니다. 04:50에 기상해서  기계적으로 준비를 하고 5시를 좀 넘긴  시각에 출근을 했습니다. 전날의 (전날이라고 해봤자 몇 시간 전) 숙취로 힘들 때면 택시를 타기도 했습니다. 카카오택시 같은 서비스가 없었던 시절이었는데 같은 기사님을 자주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생활을 11년 동안 하였습니다. 어느덧 저의 생체시계는 엄청난 압박감속에서 새벽형  인간이  되어갔습니다. 한번  고정된  저의 생체시계는 그 이후에 계속된 직장생활 내내 작동했습니다. 언제나 누구보다 사무실에 일찍 출근해야 속이 시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날밤의 숙취와 피곤함을 모두 이겨내야 했지요. 부족한 잠은 버스에서 보충해야 했지만, 버스 안에서의 수면은 결코 피로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습니다.  



언제나 일찍 가야 한다는 강박, 절대로 지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 누구에게나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이 저를 점점 구석진 곳으로 몰아갔습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지고, 일어나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일어나야만 하는 삶이 계속되었습니다. 사회생활 20년째, 저는 조금은 다르게 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언제나 저를 지배했던 힘든 루틴을 벗어나 이제는 저에게 편안함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시작은 저의 조그만 사이드프로젝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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