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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 Aug 17. 2023

02. 3년 만의 글쓰기

폐허가 된 정원을 다시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싶었습니다. 분명 제가 배우고 알고 있던 상식과 지식에 반하는 일들을 보면서 그게 아닌데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답답한 저의 마음을 술자리에서의 술주정으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마음들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 우연한 계기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브런치 초창기여서 작가 가입(?) 이 어렵지 않았습니다. 목적은 없었지만, 평소 끄적거리던  글로 작가를 지원하였고, 합격(?)하였습니다.  혼자서 이것저것 여러 가지  글을 작성했었는데요, 당시 많은 고객사를 방문하면서 겪었던 경험들을 글로 남기고 싶었던 마음이었지요. 


아무도 보지 않는 글을 약 2~3년 동안 썼습니다. 한 달에 한편 정도 글을 발행하였습니다. 재미없는 내용인 데다가 연재 주기도 짧지 않았기에 당연히 방문자도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작성했던 글들은 당시 참여하였던 '나는 팀장이다'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되었고, 나름 출간작가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되었지요. 하지만, 그때뿐이었고, 저는 강박감으로 만들어진 루틴 속에서 정확하게 3년 동안 저의 브런치를 방치하게 되었습니다. 


2020년 2월 12일이 저의 마지막 브런치 발행일이었습니다. 정확하게 3년이 지난 2023년 2월 12일에 다시 브런치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 없었기에 여기저기 잡초가 무성하였고, 그나마 있던 건물은 폐가 수준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머릿속에는 뭔가 쓰고 싶은 글이 많았는데, 쉽게 손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즈음 원작소설과 영화를 보면서 감탄하고 있던 대부(The God father)에 대한  글부터 시작했습니다. 가장 자신 있었거든요.



우연하게도 정확하게 3년 뒤 다시 브런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신기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3년 만에 돌아온 브런치에서 첫 글을 발행하자마자 10분도 지나지 않아 '좋아요(Like it)’이 달리기 시작한 겁니다. 뭐지? 내 글을 구독하고 있던 분들도 아닌데 어떻게 이렇게 반응을 할 수 있는 거지? 저의 3년 만의 글에 대해서 그날 저는 8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별것도 아닌 영화에 관한 짧은 글이었는데도 말이지요. 그분들의 '좋아요'에 저는 묘한 즐거움과 의무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내일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1화: https://brunch.co.kr/@beast112/157


[대문 이미지 출처: https://lucas-genai.web.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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