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ay Feb 05. 2024

리더는 사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수/부사수 문화에 숨은 함정 

안녕하세요?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는 Kay 작가 김우재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표현에 대해서 이야기를 드릴까 합니다.



사수와 부사수, 많이 사용하는 표현이죠?



이 용어의 기원은 어디인지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바로 군대입니다. 사수는 원래 총을 쏘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총을 들고 냅다 갈기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총을 쏘기 위해서는 옆에서 총알 공급도 도와주고, 기타 여러 가지를 도와주어야 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부사수가 옆에서 사수를 도와줍니다.



그런데, 단순하게 총을 쏘는 사람과 도와주는 사람의 뜻에서 점점 더 의미가 확대됩니다. 보통 군대에서 보초(부대의 출입구 등 주요 장소를 지키는 사람) 업무는 두 사람이 한조로 편성됩니다. 이때 계급이 더 높은 사람을 통상 사수, 낮은 사람을 부사수라고 합니다.  ‘정’, ’부’하고도 뜻이 같습니다. 재미있게도 한 사람이 사수, 부사수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맡을 수 있습니다. 나보다 선임하고 같이 근무를 나가면 내가 부사수가 되고, 나보다 후임과 같이 근무를 나가면 내가 사수가 됩니다.



어찌 보면 아주 기계적이지만, 선임과 후임을 손쉽게 이렇게 표현해 왔습니다. 이런 용어가 우리의 회사에서도 어느새부터인가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요즘에야 멘토나 코치 등 좋은 표현들이 많지만, 정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수/부사수는 흔한 표현이었습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에서는 통상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사수를 배정해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승 겸 사형의 의미가 강합니다. 신입사원은 부사수로서 사수에게 많은 업무 지식을 배웁니다. 그래서, 신입사원이 뭔가 잘못을 저지르면 누가 사수냐는 질문부터 나왔습니다. 사수는 스승이자 멘토이자 리더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스타워즈의 제다이 스승과 제자 같았습니다.



우리는 ‘사수’라는 단어 속에 이렇듯 많은 의미를 내포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배, 스승, 리더, 멘토, 코치 등 등. 어찌 보면 마법의 단어 같기도 합니다. 우리 사회의 문화 같기도 한 사수/부사수관계는 장점이 아주 많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사수/부사수라는 단어 속에 숨어있는 함정에 대해서 말씀드립니다.



리더는 절대 사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왜일까요?


1. 사수는 부사수에게 그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리더는 구성원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해결과 성장을 돕는 사람입니다. 단순하게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알려주고 지원하는 사람입니다. 리더가 구성원들에게 그저 주입식 교육만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2. 부사수는 사수를 그저 ‘지원’만 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은 사수입니다. 부사수는 사수를 지원합니다. 하지만,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는 그렇지 않습니다. 반대로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 리더는 구성원이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도 성장을 할 수 있고, 리더는 팀의 성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3. 부사수는 지식이 ‘부족’해서 배워야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농경,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쌓이는 지식이 중요했습니다. 즉, 경험이 쌓일수록 지식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조직의 리더는 경험이 많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사회는 어떤가요? 계속해서 새로운 지식이 탄생되고 있습니다. 즉, 과거의 경험은 어느샌가 정답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오히려 최신 지식 습득을 유리한 구성원들에게서 리더가 배워야 합니다. 사수/부사수가 아니라 같이 해결책을 찾아가는 동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 속에 우리도 모르는 함정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수/부사수가 아니라 리더/팔로워의 관계가 될 때 우리의 조직도 좀 더 역동적이 되지 않을까요?


감사합니다. 




Kay 작가(김우재) / 출간작가 / 리더십 / 조직문화

https://www.linkedin.com/in/kay-woojae/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그리고 컨설팅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으로 리더십과 조직문화를 돕습니다.

★ 브런치와 네이버 블로그에 리더십과 조직문화에 대한 글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 '나는 팀장이다' (공저)  / 플랜비디자인 2020년 / 7쇄 / 대만출간

★ 네이퍼카페 "팀장클럽", 가인지 캠퍼스, 코치닷, 두들린에 정기 연재

★ 카카오 커리어 분야 크리에이터 (브런치)

★ 러닝스푼즈 리더십 강의 진행

★ 다수의 기업 및 기관의 다양한 HR 프로젝트 수행 일단 그냥 

   

매거진의 이전글 도화지 결재판을 아시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