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시즘'이 준동하는 지금, 다시 '공동전선'!
책소개) ‘파시즘’이 준동하는 지금 , 다시 '공동전선'!
- 레온 트로츠키, [파시즘, 스탈린주의, 공동전선], 이수현 옮김, <책갈피>, 2019.
"파시즘은 두 가지 조건의 산물이다. 하나는 첨예한 사회적 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혁명적 독일 프롤레타리아의 허약성이다. 독일 프롤레타리아의 허약성 자체는 두 가지 요소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사민당의 역사적 구실, 즉 사민당은 여전히 프롤레타리아의 대열 안에서 자본가계급의 유력한 대리인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공산당의 중간주의 지도부가 노동자들을 혁명의 깃발 아래 단결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L. Trotsky, <독일:국제 정세의 열쇠>, [파시즘, 스탈린주의, 공동전선].
자유한국당의 기획적 망언과 광주 학살 치매골퍼 전두환의 '자서전' 등 '촛불혁명'으로 궁지에 몰린 극우 정치세력이 우리 민주주의 원천 5.18 광주민중항쟁에 대한 총공세를 시작했다. 시대에 '절망'한 '태극기부대'를 주력으로 하는 극우 '파시즘'이 준동하고 있다.
이명박근혜의 국정농단과 부정부패에 분노한 다수 민중들이 극우 정권을 몰아내고 혁명적 흐름에 편승한 민주정부가 들어섰으나, 자본독재체제에서 대다수 민중들의 생활은 절망적 '헬조선'을 벗어나지 못한 '사회적 위기'와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혁명적 세력의 부재 혹은 '허약함'을 보면, 또한 현 민주정부가 '노동존중', '혁신적 포용국가' 등 일련의 사회민주주의적 수사를 붙인 정책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와 탄력적 노동시간제 개악, 경사노위 야합을 통해 '자본가계급의 유력한 대리인 구실'을 하고 있는 현 정세는 1930 ~ 1933년의 트로츠키가 규정한 '파시즘'이 득세하게 되는 바로 그 사회적 조건이기도 하다.
"파시즘의 역사적 구실... 파시즘은 프롤레타리아의 바로 위에 있는 계급들, 그래서 프롤레타리아 대열로 전락하는 것을 늘 두려워하는 계급들이 들고 일어나게 만든다. 파시즘은 공식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금융자본의 돈으로 그들을 조직하고 무장시킨다. 그들을 이끌고 프롤레타리아 조직들을 혁명적 조직이든 보수적 조직이든 가리지 않고 박멸하려 한다.
파시즘은 보복, 무자비한 폭력, 경찰테러의 체제만은 아니다. 파시즘은 부르주아 사회내의 프롤레타리아 민주주의 요소들을 모두 뿌리뽑은 바탕위에 수립된 독특한 지배체제다."
- L. Trotsky,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같은책.
노동조건 개악은 물론 민주노총을 비롯한 일체의 민주적 노동자와 시민조직들을 '일베'와 '어버이' 등 중간계급(프티부르주아)을 금전지원 및 동원하여 박멸하려 했던 이명박근혜 정권은 엄연한 '파시즘' 정권이었다.
수많은 민중들이 '혁명적'으로 몰아낸 후 들어선 민주정부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고립된 극우정당인 자한당은 다시금 '파시스트'로서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이 미친 파시스트들이 '박근혜 사면'과 '5.18 망언'을 앞세우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공동전선... 혁명적 변증법은 (스탈린주의적 관료적 최후통첩주의의) 그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이미 오래전에 제시했고, 아주 다양한 영역에서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그것을 입증했다. 즉 권력장악을 위한 투쟁과 개혁을 위한 투쟁을 서로 연결시키고, 공산당의 완전한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그 기구들을 활용하고, 의회연단에서 의회주의를 가차없이 비판하고, 개혁주의에 맞서 무자비하게 전쟁을 벌이면서도 부분적 투쟁들에서는 개혁주의자들과 실천적 협정을 맺었다."
- L. Trotsky,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같은책.
평생 스탈린의 '일국 사회주의'와 '관료적 최후통첩주의', '교조적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초좌파주의'적 '국가자본주의'에 맞서 '소비에트 혁명'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다가 결국 스탈린에 의해 암살당한 트로츠키의 정세분석 문건이므로 이 책에서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은 가차없다.
그 중 '스탈린주의'의 가장 큰 오류는 당시 독일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하면서 개혁하려 했던 독일 사민당도 '파시즘'과 쌍둥이라고 하면서 사민당을 지지하던 다수 노동세력을 이른바 '사회파시즘'으로 규정하고 '공동전선'을 펴지 못하도록 한 '초좌파주의'이다.
세계 자본주의 체제 전복을 기획하던 '국제공산주의자'였던 트로츠키는 '혁명적 공산당'이 다음과 같은 '공동전선'을 적극 조직해야 한다고 강력 주장한다.
1. 소비에트유럽합중국 건설 : 정치경제적 모순이 첨예해진 독일이 당시 '국제정세의 열쇠'다.
2. '계급 대 계급(의 투쟁)' : 프롤레타리아 모든 조직들이 부르주아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에 참여해야 한다.
3. '공동전선'의 '실천적 강령' : 대중이 분명히 지켜보는 앞에서 조직들이 체결한 협정에 따라 결정된다. 모든 조직은 자신의 깃발과 지도부를 유지한다. 그러나 행동에서는 '공동전선'의 규율을 지킨다.
4. 소비에트 건설 : 프롤레타리아 '공동전선'의 최고형태인 노동자 소비에트를 선전하고 조직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5. 따로따로 행진하여 함께 공격 : 어떤 상황에서도 공산당은 완전한 조직적, 정치적 독립성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
6. 당(조직)내 민주주의 복원 : 프롤레타리아의 광범위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7. 노동조합 정책방향의 급격한 전환 : 노조의 단결을 바탕으로 개혁주의 지도부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8. 노동통제 기관으로서 공장위원회와 산업경영참여기관으로서의 중앙집중적 소비에트 : 물가인하를 위한 투쟁과 임금삭감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이 투쟁을 노동자들이 생산을 통제하는 운동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9. 혁명 : 사회주의로 변화시키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 L. Trotsky, 같은책.
트로츠키가 정세분석을 하던 1930 ~ 1933년의 독일은 이탈리아의 '파시즘의 방법론을 독일 신비주의 언어로 번역'한 히틀러의 '국가사회주의' 나치당이 집권하기 전에 지지세를 늘리고 있던 시기였다. 히틀러와 무솔리니, 프랑코 등으로 대표되던 유럽 집권 '파시즘'에 대항한 '일시적인 수세적 전술 이상의, 궁극적으로 패배를 공세로 전환시키기 위한, 민주주의적 원칙에 입각한 전략(에릭 홉스봄)'으로서의 1936년 이후 '인민전선' 이전에 트로츠키는 이미 '계급 대 계급'의 거대한 공세적 전선인 '공동전선'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현재 우리 정세에서 극우 '파시즘'은 정신나간 일부 정치세력의 발악으로, 집권 가능성이 당장은 없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트로츠키가 독일의 정세를 분석하던 1933년까지 히틀러는 '오로지 성격이 매우 괴팍하고, 목소리가 남들보다 훨씬 크고, 지능은 평범하지만 자심감은 넘쳤기 때문'에 두각을 나타냈고 '모욕당한 1차대전 참전병사의 복수심 말고는 기존의 어떤 강령도 운동에 가져오지 않은' 상태로 집권 가능성이 역시 높지 않았다.
사민당도 포함된 개혁세력의 우유부단함과 단호해야 했던 혁명세력의 비겁함의 틈새에서 중간계급을 동원하여 자본가계급에 복무하게 만든 결과 히틀러는 '파시즘' 정권을 수립하고 대산업과 금융부르주아지의 이익을 위해 2차대전을 일으킬 수 있었다.
"파시즘 체제가 정치적으로 나아갈 길은 전쟁 아니면 혁명이다."
- L. Trotsky, <국가사회주의란 무엇인가?>, 같은책.
'파시즘'이 준동하는 지금, 민주정부를 지지하는 대다수 노동자들과 실천적으로 연대하는 '공동전선'을 통해 한국노총 같은 어용 지도부와 다수 노동자를 분리시키면서 사회체제에 절망한 중간계급을 노동자계급편에 서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미친 '파시즘'의 종착지는 '전쟁'이고, '계급 대 계급'이 대결하는 거대한 '공동전선'의 목표는 '혁명'이다.
"공동전선 정책은 '계급 대 계급'의 투쟁이라는 근본적이고 냉엄한 현실에서 비롯한다."
- L. Trotsky, 같은책.
(2019년 2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