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용원 Mar 15. 2020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 (2015)

"거꾸로 선 역사의 '필연'과 '우연'의 변증법"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 - "거꾸로 선 역사의 '필연'과 '우연'의 변증법"


아마도 '타임머신'이나 '시간여행자' 영화의 거의 원조격으로서 [터미네이터]는 최근 [인터스텔라]의 분투에 복수의 칼을 갈았지 않았을까 싶더니 결국,

영화는 인류의 위대한 지도자 '존 코너'를 악당으로 만들어 버렸다.

인류를 멸망시키려는 악의 축 '스카이넷'은 스마트하고 유비쿼터스한 현대문명의 정체모를 최첨단의 모습으로,
지도자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제거함으로써 우리 인류를 구할 지도자의 존재 자체를 발본색원하려 했던 거의 30년 가까운 끈질긴 계획을 수정하여 아예 인류의 지도자를 '자본주의'적 막대한 '이윤'으로 포섭해 버린다.

2029년에 인류를 구할 운명의 지도자 '존 코너'가 2017년에 '스카이넷'의 대주주가 되면 미래가 바뀐다는 건데,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존 코너'가 없다 하더라도 인류를 구할 인물은 결국 등장하고 만다는 역사의 '필연'적이고 경향적인 법칙은 30년이 넘도록 무시하고 있다.

[터미네이터]는 '존 코너' 개인의 등장이라는 '우연'을 '필연'으로 가정함으로써 역사의 '우연'과 '필연'의 변증법을 거꾸로 세우고 있다.
그러나 인류를 구할 지도자가 결국 등장한다는 '필연'이 우선이고, '존 코너'라는 '우연'은 그 '경향적 법칙'을 담는 그릇에 불과할 뿐이다.
물론, 인류를 결국 구원한다는 결과까지 이 역사의 '필연'이 담보할지는 모르겠지만.

포니테일 머리가 잘 어울리는 '사라 코너'역의 에밀리아 클라크를 보고,
잊을만 하면 쌍꺼풀 수술 시켜달라 하는 '포니테일의 여제' 우리 은미가 잠시 떠올랐는데,
쌍수하고 저만큼 된다는 '필연'의 보장만 있다면,
이쁜 얼굴에 칼댈 수는 없다는 '우연'의 우려를 잠시 접어둘 수 있을까.

(2015년 7월)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 4.3 항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