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적인 '2단계 혁명발전론'은 어떻게 혁신되는가
고전적인 '2단계 혁명발전론'은 어떻게 혁신되는가
- [신민주주의론](1940), 마오쩌뚱, 이등연 옮김, <두레>, 1989.
-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1905), 레닌, 이채욱/이용재 옮김, <돌베개>, 1992.
"중국혁명의 역사과정은 반드시 두 단계 발걸음으로 나뉘어 나아가야 한다. 그 첫째 단계는 '민주주의 혁명'이고, 둘째 단계는 '사회주의 혁명'으로, 이것은 질적으로 다른 두 개의 혁명과정이다. 이른바, 지금 여기에서 말하는 '민주주의'란 이미 구 범주의 민주주의, 즉 '구민주주의'가 아니라 신 범주의 민주주의, 즉 '신민주주의'이다. 그러므로, 이른바 중화민족의 새로운 정치는 바로 '신민주주의 정치', 중화민족의 새로운 경제는 '신민주주의 경제', 중화민족의 새로운 문화란 '신민주주의 문화'라 잘라 말할 수 있겠다."
- 마오쩌뚱, [신민주주의론], 1940.
중국은 1911년 쑨원의 '신해혁명'을 통해 청나라 왕정을 무너뜨리고 공화국(중화민국)을 세웠는데, 중국의 부르주아(자산계급) 혁명은 '민족', '민생', '민권'의 소위 '삼민주의'로 정리된다.
항일 투쟁의 전선에서 쑨원의 신해혁명으로 집권한 중국 국민당과의 '국공합작'을 시도했던 중국 공산당의 마오쩌뚱은 1919년 중국 5.4 운동을 기점으로 새로운 민주주의 혁명을 주장하는데, 바로 '신민주주의론'이다.
1918년 중국 5.4 운동은 일본을 비롯한 '제국주의' 침략에 의해 수탈당하는 식민지 민족문제에 대한 대대적 대응이었다. 우리의 3.1 항쟁이 그랬듯, 기존의 '반봉건' 운동에 '반제국주의' 투쟁이 전면화되면서 식민지 민중들은 각성했고 '민주주의 혁명'의 내용도 새롭게 혁신된다.
마오쩌뚱은 민중이 주인되는 국가건설을 위해 1단계로 '자산계급'에 의한 '민주주의 혁명'이 이루어지면서 '자산계급'에 의한 중국의 '자본주의적 발전'을 긍정한다. 당시 중국의 발전단계가 후진적이고 봉건적이었기에 필수적인 단계이되, '자산계급의 독재'가 아닌 농민과 노동자의 '무산계급'의 광범위한 '혁명적 독재'의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과정의 이론화가 바로 '신민주주의론'인데, 2단계로서 '사회주의 혁명'은 이러한 '자본주의 발전'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마르크스주의에 근거한다.
'신민주주의'의 구체적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신민주주의' 정치는 '반제국주의 계급연합독재'다.
"반제국주의 계급의 연합에 의한 공동독재의 '신민주주의' 국가... 국체는 각 혁명계급 연합전정, 정체는 민주집중제, 이것이 바로 '신민주주의' 정치이며 '신민주주의' 공화국이고 항일통일전선 공화국이다."
- 마오쩌뚱, [신민주주의론], <신민주주의 정치>
2. '신민주주의' 경제는 '대은행, 대공업, 대상업의 국유화'와 쑨원의 '경자유전' 원칙에 따라 지주로부터 토지를 몰수하여 농민들이 소유하게 한다.
"무산계급 영도 하의 '신민주주의' 공화국에서 국영경제는 '사회주의적 성격'을 띠며, 이는 국민경제의 지도적 역량을 갖는다. 그렇지만 '신민주주의' 공화국은 자본주의적 사유재산을 몰수하지 않으며, '국민생계를 마음대로 뒤흔들 수 없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발전은 금지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경제가 아직 충분히 발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마오쩌뚱, [신민주주의론], <신민주주의 경제>
3. '신민주주의' 문화는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를 지탱하는 반혁명 구세력과 투쟁하는 '반제/반봉건'을 기치로 내건 혁명적 신세력의 문화다.
"이른바 '신민주주의' 문화는 곧 인민대중의 반제/반봉건 문화이며 오늘날에 있어서는 곧 항일통일전선의 문화이다... '신민주주의' 문화를 한마디로 말하면 '무산계급이 영도하는 인민대중의 반제/반봉건의 문화이다."
-마오쩌뚱, [신민주주의론], <신민주주의 문화>
"모든 사상에는 계급적 낙인이 찍혀 있다([실천론])", "복잡한 사물의 발전과정에는 많은 모순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는 하나의 주요 모순이 있으며 이 주요 모순의 존재와 발전에 의해 다른 모순의 존재와 발전이 규정되거나 영향을 받는다([모순론])" 등의 간략하고 쉬운 문장으로 마르크스주의를 설명하는 마오쩌뚱답게 항일투쟁의 '주요 모순' 국면에서 계급투쟁의 '기본 모순' 일소를 위한 '혁명론'을 간결하고 명쾌하게 정리한 개념이 [신민주주의론]인 것이다.
"'차리즘(러시아왕정)에 대한 혁명의 결정적 승리'를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은 '인민' 곧, 프롤레타리아와 농민 뿐이다... 농촌 및 도시의 프티부르주아지를 두 세력에 포함... '차리즘에 대한 혁명의 결정적 승리'는 '프롤레타리아와 농민의 혁명적 민주주의 독재'의 수립을 뜻한다."
- 레닌,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 1905.
러시아왕정 '차르'를 무너뜨리고 러시아 공화국을 세운 1905년 '1차 러시아혁명'에서 러시아 사회민주노동당은 '민주주의 혁명'의 주체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 문제를 두고 볼셰비키(다수파)와 멘셰비키(소수파)로 대립하고 분화된다.
'온건파' 멘셰비키는 부르주아 세력의 주체성을 인정하고 협력하고자 한 반면, '급진파' 볼셰비키는 '민주주의 혁명'에서도 노동자-농민 계급의 '혁명적 독재'를 주장했다.
1848년 프랑스 4월 혁명 등의 교훈은 '민주주의 혁명' 후 부르주아지의 다수 노동자-농민 계급에 대한 배신이었기 때문인데, 레닌의 볼셰비키는 케렌스키의 민주주의적 '임시정부'에 대항하여 노동자-농민-병사 소비에트의 '이중 권력'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반전평화와 노동권 쟁취 투쟁을 이어갔고 결국 1917년 '2차 러시아혁명(소비에트혁명)'을 이루어낸다.
러시아와 중국의 '혁명'은 단번에 성취한 것이 아니다. 다수 노동대중의 '혁명적 독재'와 그 주체성(영도성)을 결코 놓지 않은 여러 단계의 '혁명발전론'의 결과다.
러시아에서는 노동자-농민-병사 등 광범위한 노동대중의 '혁명적 독재'에 의한 '이중 권력'으로, 중국에서는 다수 '무산계급'의 '반제/반봉건 계급연합독재'로 나타난 '혁명발전론'은 현재의 우리 사회에서 어떤 모습으로 혁신되어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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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민주주의론](1940), 마오쩌뚱, 이등연 옮김, <두레>, 1989.
2. [실천론/모순론](1937), 마오쩌뚱, 이등연 옮김, <두레>, 1989.
3. [민주주의 혁명에서의 사회민주주의의 두 가지 전술](1905), 레닌, 이채욱/이용재 옮김, <돌베개>, 1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