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성장의 리더십
냉철한 리더의 자질을 말하는 걸까? 오히려 인색한 리더가 되어선 안된다는 주장일까? 의아한 마음으로 집어든 책이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이다. 몇 년 전 한번 읽었던 책인데 먼지를 털어내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중간 리더와 멤버 간의 불협화음이 있다. 후임 A가 선임 B의 팀관리와 프로젝트 운용이 원활하지 못함을 논리적으로 팀장에게 설득하기 위해 공격적인 브리프를 작성했다. 현재 조직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헤집고 비판하는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답까지 작성한 문서였다.
나름 많은 시간을 할애해 고민하고 고쳐 썼을 A의 모습을 상상했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도 보였다. 최근 둘 사이의 긴장과 불협화음이 어디서부터 기인하는지 근원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직의 화합이자 팀의 계통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대전제에게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 제일 먼저 떠오른 해법이 <리더는 칭찬하지 않는다>였다.
'직원이 나보다 논리적으로 말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은 일입니다. 직원이 자신을 능가한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신이 현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원이 말하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솔직히 인정할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이때 결론을 앞세우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나보다 경험이 많거나 더 전문성이 있는 후임을 만날 때가 있다. 특히나 자기 주도성이 강한 직원일수록 문제를 바로잡고 존재감을 세우길 원한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자격지심이 들 수도 있고 알량한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날 수 있다.
조금 더 솔직한 마음으로 내가 틀릴 수 있고 겸손한 마음으로 후임에게 임파워먼트를 줄 수 있다. 그러지 못한 경우 상위리더의 개입이 절실하다.
'업무는 나의 공적이 아닌 우리의 공적이며 반드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업무는 팀플레이며 업무는 경쟁이 아닌 협력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리더의 업무입니다.'
마이크로 매니징이 올바른 리더의 자세가 아니듯 어떠한 문제에 있어서 방임하는 것 역시 조직을 병들게 한다. 협업할 수 있는 건전한 문화를 만들고 막힌 혈을 뚫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 후임은 선임을, 선임은 후임을 동료라는 상대를 경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관점에서 개선을 위한 노력을 더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A(후임)는 B(선임)의 업무방식을 이해 못 하고 B(선임)는 A(후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둘 사이의 문제는 당사자 둘이 해결하고 매듭짓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기 객관화, 상대에 대한 배려, 상처받은 B(선임)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둘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어느 쪽 편을 드는 것이 아닌 균형과 개선의 초점을 두는 것이 옳다.
'처음부터 완벽한 리더는 없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리더가 될 용기를 가져라.' 선임인 B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옳은지 감잡을 수 없을 때에는 상위조직(팀 위에 그룹)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게 낫다.
두 사람의 대립은 단순한 분쟁이 아니라 조직을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성장통이다. 감정의 격화가 생기지 않도록 양쪽 사이드의 설명을 충실히 듣고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생각이다. 더 잘하기 위해서 모두가 행복한 에피엔딩을 만들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에서 각기 다른 노력이 필요한 법이다.
결론은 '세상에 나쁜 리더는 없다.' '서툰 리더가 있을 뿐'이다. 건강한 조직은 이런 대립과 토론을 관대하게,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해결하는 팀워크로 움직인다. 순차적으로 A(후임)와 B(선임)의 이야기 속에서 가장 최선의 해답을 찾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