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정체 극복기 2화
칼럼니스트, 논평, 의견 제공.
나는 때때로 생각이라는 것을 해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첫 번째는 내가 너무 괴로울 때, 두 번째는 내가 너무 아플 때, 세 번째는 내가 너무 불안해할 때. 나는 이 세 가지가 전부 해당되는 경우의 삶만 살아왔고 지금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우울함은 평생 나와 함께인 건가? 이런 것들을 전부 내 팔자 탓으로 돌리며 살아야만 하는 건가? 오컬트, 미신, 잡다한 것들에 매달리면서 구차하게? 내가 아주 우울하게 살고 있다고 동네에 광고나 하라는 건가?
사실 나는 책임감 없이 인생을 즐기고 싶어 하는 쪽이다.
공부, 취업 이런 거 말고 제발!
그래서 내가 책임을 지는 게 옳은 상황은 좀 피하고 싶은데.
아무튼 내가 대학교에 와서 제일 먼저 달성한 목표는 자기주도 동아리에 들어가 맡은 성과를 해내는 것이었다. 이게 참, 죽어라 하기 싫다가도 해야 할 때가 되면 하게 되는 상황이 웃기다. 목표를 정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고 정한 목표를 빨리 달성하지 못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 이 말은 즉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회피하고 싶어져서 모든 걸 포기하려고 하고, 번아웃 증세가 오고, 차라리 아무것도 안 했다면 좋았을 텐데, 같은 생각이나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여전히 저 세 개를 반복하고 있다. 그 수강 신청 하나 때문에.
인생이 너무 하드난이도다. 이걸 내가 어떻게 깨라고.
이걸 깨네. 그래 봤자 1학년 1학기지만.
누군가는 고통을 겪으면 어른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이런 고통에 진절머리가 나고 너덜거리게 됐는데 대체 언제까지 겪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몇 년간 나에 대해 생각하고 고찰했던 건 내 정신적 성숙을 바란 신의 안배인가? 아직 나는 철이 덜 든 건가? 내가 아무리 이기적인 놈이라고 해도 정도를 지키며 살려고 노력했는데 날 이렇게 배반하시나. 그런 생각이 복합적으로 뒤엉키면 그냥 콱 그만 두고 싶다는 문장이 완성된다. 일을 해도 집중이 안 되고 무기력해지는데 이게 좀 더 악독하다.
편의상, 이왕 A+ 주신 거 4학년 2학기까지 A+ 주시면 안 될까요.
마케팅 팀플 시간에 발표를 했던 내 모습.
사실 노력을 하지 않고 뱉는 내 말은 속이 빈 강정과도 같을 것이다.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매 초가 불안하다가도 결국 해내고 만다. 그게 나라는 사람이니까.
그래도 기어코 해내고 만다. 이번 1학년은 공모전에 사활을 걸겠다는 목표를 다짐했다. 봉사 활동을 300시간을 달성하고 싶고 성적을 잘 받고 싶고. 그래야 2학년이 되어서 더 편안하다는 생각도 들고. 내가 매번 불안해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 잘 하고 싶으니까.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방법이 무엇일까. 그건 아마 마인드 컨트롤이지 않을까. 나는 나의 마음을 지켜 줄 신념이 필요하다. 내가 갖고 싶은 열등감을 미워해서는 안 된다. 어디든 속할 수 없었던 지난 취업 정체기를 싫어해서는 안 된다. 평생을 걸쳐서, 내가 노력한 만큼 주는 결과를 믿어야한다. 노력에 배신당하더라도 그 노력도 하지 않았으면 더 밑바닥이었을 테니까.
이렇게 내 정체기를 쓰는 것도, 내 결과를 쓰는 것도, 이 글에선 모두 거짓을 표명하지 않겠다. 공모전 입상 결과는 앞으로 두 개가 더 남았고 다른 공모전 역시 준비하고 있으며 닥치는 대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이건 변하지 않을 것이다.
내 노력은 지금부터 시작일 것이다.
그러니 너도 그냥 내 글을 한 번만 읽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