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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 Jan 18. 2024

당근마켓 1000원에 그림 그려드려요

취업 정체 극복기 5화

어떤 목표를 달성한 글을 글을 쓰는 건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그리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거지?


분노를 다스릴 줄 아는 게 체념이고 체념은 좌절에서 오지만 그 어떤 감정도 행복이 원천은 아니다. 그거 알아? 행복은 세포로 느낀대. 오랜 친구의 말에 눈꺼풀이나 몇 번 깜빡이고 나서야 우와, 그것 참 신-기-하-다- 따위의 말이나 늘어놓았던 나는 이제 와서 행복을 떠올리며 그 말이나 곱씹고 마는 것이다. 즐거움은 감정에서 느끼고, 행복은 세포로 느낀대. 그래서 행복은 잡을 수 없는 거구나.


그래서 어른이 된다는 건 무척 어려운 거구나.



과연 열심히 했다. 이때는 정말 봉사에 목을 매달았다. 그리고 해냈다. 해냈다는 것을 나 또한 그걸 알고 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건 그만큼 포기할 것도 많아지고 체념할 것도 많아진다는 뜻이라는 거겠지. 하지만 이건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작용된다. 자기 할 말 다 하고 멋지게 사는 인생을 꿈꾸는 나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허락되는 범위가 작아진다는 뜻이다. 건강한 관계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중요한 거라지만⋯⋯. 


이미 포기하는 것부터 배운 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 그럼에도 몸을 혹사하게 되면 그날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게 된다. 피곤을 핑계로 상황을 무시할 수도 있었다. 일용직 알바를 하던 시절에 알게 된 사실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서류로 증명할 수 있다.


그래, 이런 삶을 살아왔다고 해도 나는 지나온 삶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나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맞지, 그것이 나다. 그것이 내가 지나온 삶이다. 내가 겪은 일생들이다. 아직 인생의 초반을 달리고 있는 내 일생이다. 이 모습이 나야.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내가 보는 남들은 나와 다르다는 사실일 수 있겠다. 이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내 주위 사람이 나와 같은 사람이라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이런 감정들은 스스로 다루기 무척 어렵지만 앞으로 나는 그런 감정들을 스스로 절제하고 가꾸고 그로 인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생각했다.



두 번째 목표. 커다란 행사에 내가 직접 그린 그림과 제품을 전시하기. 동아리 활동에 진행한 거라고 해도, 나에게 굉장히 도움이 되었다. 부스를 운영하고 키링을 팔고, 내 그림이 값어치를 하는구나. 그것만큼 또 좋은 것도 없겠지.  매 순간 나의 경험을 기록하는 일은 언젠가 이런 삶을 살았구나 하며 돌이켜 볼 수 있는 내가 되길 바랐다. 삶의 목표를 삼고 나아가고 싶었다. 옳지 않은 것과 옳은 것을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으니까. 앞으로도 변함없이 막막할 때마다 키보드를 두드린다고 해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을 테니까. 내가 가진 것을 더욱 아끼고 사랑해도 모자랄 내 감정을 열등감에 쏟아붓고 싶지는 않으니까. 아직 나에게는 장점이 많다고 믿고 싶었다.



학교 전시. 



그 속에 있는 내 그림. 


보아라, 나는 무너지고 깨진 삶을 살았지만 여전히 잘 살고 있다. 여전히 경험을 유람하며 항해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추억은 나에게 언제나 힘이 된다. 무너지고 깨진 것들을 다시 기워 맞출 수 있을 테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오늘의 숨을 빌려,

내일을 사는 나에게 인공호흡을 하며 살아갈 것이다. 

변치 않는 매일을 사는 나와,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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