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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차오를 때로 차올랐다. 목 뒤로 땀방울이 뚝뚝 떨어졌다.
'30분만 채우자'하며 러닝머신을 한참 뛰다,
창밖에 율하천을 걷는 사람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푹신한 뭉게구름이 핀 하늘은 여름 햇볕에 파랗게 익었고, 나무는 짙은 녹색을 뿜어냈다.
창밖의 녹음은 나를 산으로 데려갔다.
지난해 봄, 여름, 가을, 겨울, 틈날 때마다 누비던 산길. 친구와 헐떡이는 숨을 고르며 마시던 청량함. 겨울 칼바람을 맞아가며 정상서 홀짝이던 북엇국물. 양푼이 들고 산에 올라 비빔밥 해 먹던 그날들을.
가끔 추억은 버튼만 누르면 상품이 떨어지는 자판기처럼. 기억의 조각과 연결된 파편들이 우르르 쏟아지곤 한다.
문득, '텅'하고 떨어진 기억은 불쑥 그날의 나를 데려온다. 햇빛이 흙 위에 남긴 발자국을 따라 걸으며, 계절을 찬란함을 들이마시던 그 찰나의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