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 대처법

by 내 마음 맑음

위기 상황시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중요하다. 위기 상황시 대처법은 부상 시 응급처치와도 같아서, 작은 피해로 막을 수 있는 것을 더 큰 피해로 만드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함이다.


경찰, 프로파일러, 범죄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등 스토킹 및 이상동기 범죄 대처법 관련 인터뷰 내용을 종합한 내용이기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가 생각한 내용을 기록해 보았다.


먼저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예방이 중요하다. 가족 중 여성이 있거나, 자녀가 있다면 아래와 같은 범죄 예방법과 대처법을 미리 알려주는 것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것이라 사료된다.





(1) 범죄 예방


1. 최대한 늦은 밤이나 사람이 없는 한적한 길을 혼자 갈 일을 만들지 말라.

20대 때 늦은 시간까지 과외를 하고 한적한 길을 혼자 다녔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시간을 변경하거나 하는 일을 변경해서라도 늦은 시간 혼자 돌아다니는 일은 처음부터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비교적 치안이 안전한 편이라서, 늦은 시간에도 혼자 산책, 산행, 운동을 하는 여성들을 꽤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하던 행동을 치안이 좋지 않은 외국에 가서 그대로 하다가 범죄 피해를 당하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범죄가 일어나는 횟수로 보면 치안이 좋지 않은 외국에 비해 한국은 안전한 나라에 속하지만,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방심하지 말고 어느 정도 미리 예방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2. 걸을 때는 걷는 것에만 집중하라.

요즘 대부분 사람들이 핸드폰 보면서 걷는 것이 다반사이고, 이어폰을 끼고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양쪽 이어폰을 끼면 주변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알 수 없고, 위기 상황시 대응 속도가 둔해지기 때문에 범죄 대상자가 될 수 있다. 핸드폰을 보지 말고, 앞을 주시하며 안전하게 걷고, 한쪽 이어폰만 끼고 작은 소리로 듣는다거나 하여, 주변에서 혹시 모를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꼭 스토킹이나 이상동기 범죄 예방만이 아니라, 교통사고 예방에도 중요하다.


3. 불안한 시간대와 장소에 경찰 순찰을 신청할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늦은 시간에 다녀야 하고, 집 위치상 어쩔 수 없이 한적한 길을 가야 한다면, 국민의 정당한 권리로 경찰 순찰을 신청할 수 있다. 내 경험 상, 처음 한 달은 거의 매일 오고, 점점 일주일에 한 번, 이주에 한 번씩 가끔 온다. 하지만 경찰이 자주 다니는 거리라는 인식이 있는 곳과 없는 곳의 범죄율을 다를 수 밖에 없다. 또한 경찰은 어차피 순찰을 다니기 때문에, 순찰을 하면서 내가 신청한 장소도 같이 들리거나, 다른일로 지나가다가도 순찰 신청이 들어온 장소는 한 번이라도 더 가보고 신경을 쓰기 때문에, 당연히 경찰이 가끔이라도 순찰을 다니는 길이 불안감이 덜 한다.





(2) 스토킹 범죄 대처 방법


1. 이상한 느낌이 들거나, 불안하면 전화통화를 하며(혹은 하는 척하며) 걸어라.

성범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의 인터뷰를 모아 놓은 EBS 다큐를 본 적 있는데, 피해자를 정할 때 대체로 어떤 사람을 선택하냐고 물었을 때, '이어폰을 꽂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방심하고 있거나 정신이 다른 곳에 팔려있기 때문에 범죄를 시작하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을 이미 범죄 대상자로 정했는데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갑자기 누군가와 전화 통화를 하기 시작하면 범죄 시도를 멈춘다고 한다. 특히 가족에게 '곧 집에 도착한다'는 내용이나 (거짓말이라도) '집 앞에 좀 나와주라'라고 말하는 내용, 혹은 '약속장소에 도착했으니 곧 만나자'식의 통화라면 미행을 멈춘다고 한다. 통화에 의해 범죄시간과 범죄사실이 바로 밝혀지고, 기다리는 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은 상대할 사람이 한 명 이상이라는 의미이므로, 범죄자에게 불리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스토킹 피해 때, 내가 경찰에 전화한 이유도 이 다큐멘터리 내용이 생각나서 였다.


2. 가까운 편의점이나 경찰서에 들어가서 일단 대피하라.

위급한 상황에서 집으로 향하지 말고 가까운 편의점이나 가게나 경찰서로 들어가서 신고를 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도 스토킹 당시, 당황한 나머지 경찰서나 집 바로 앞 편의점으로 대피하는 등의 다른 방안을 생각하지 못하고, 경찰과 통화를 하면서 집으로 들어가면 안전할 것이라는 순간적인 판단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피의자에게 내가 사는 집의 위치를 알려주게 되었다. 이처럼 당장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을 못할 경우 우리의 생각과 행동이 경직되어 잘못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3. 반드시 경찰에 신고하라.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혼자서 전전긍긍하지 말고, 주변에 공론화해서 도움을 받고 적극적으로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무조건 경찰에 신고하고, 변호사나 전문 상담가 등 피해 사건 관련 전문가를 통해 정식으로 도움 받을 필요가 있다.


경찰에 물은 결과, 나처럼 동네 파출소로 전화하는것이 아니라 위기 시 112에 전화하는게 가장 신속하다고 한다. 112는 전문 상담가이기 때문에 어떤 대응을 하고 어디로 연결을 해야할 지 판단이 빠르고, 전체를 파악해서 범죄 현장에서 가장 가깝고 빨리 갈 수 있는 경찰에 연락하기 때문이다. 피해 내용에 따라 어떤 부서로 연결할지의 판단도 중요하다. 내 경우 동네 파출소보다, 여성 담당 부서로 연결되어 피해 내용에 맞춰 더욱 전문적인 대응과 절차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동네 파출소는 다른 사건에 대응하고 있을 수 있고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어 대응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 때문에 범죄 피해시 112 신고와 상담이 적합하다고 한다.


스토킹 행위나 범죄가 있을 시 반드시 신고를 해야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1366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나 02-2263-6464 <한국여성의 전화>로 전화를 하면 법률적 도움, 전문 상담, 스토킹 피해 후 대응 방법이나 절차를 알려주는 등의 다양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물리적 피해나 신체적 상해를 입지 않은 경우 경찰에서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않더라도, 여성단체에 전화해서 도움을 청할 수 있다.


4. 필요시 호신용품으로 위협하라.

범죄자가 흉기를 들고 있을 경우 맞서거나 똑바로 눈을 쳐다보거나 하는 식으로 자극을 시키지 말고 대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흉기가 없는 스토커라면 내가 무방비 상태가 아니고, 호신용품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면 상대가 위협적으로 느끼기 때문에 1차적으로 더 이상 다가오지 않게 할 수 있다. 전자봉은 폈을 때 확실히 위협적인 무기로 보이고, 전기충격기는 소리만 들려줘도 상당히 위협적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범죄자가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는데 효과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호신용품을 소지하면 혼자 길거리를 다녀도 일단 심리적으로 안정이 된다. 범죄자들도 자기들을 두려워하거나 불안해 하는 사람이 더 약해 보인다고 생각하고 타깃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피해를 당하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정신적 안정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전기충격기나 전자봉을 들고 있으면 확실히 심리적 안정감을 갖는데 도움이 된다.

5. 필요시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물 처방을 받아라.

정신과 의사에 의하면 범죄 피해에 대해 스스로 자책하거나 범죄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지 말고,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일상에 안 좋은 쪽으로 변화가 생기거나, 수면 문제가 생기거나, 심리적 불안이 생긴다면 정신과 상담을 받고 필요하면 약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범죄 피해가 있을 시 정신적 피해가 있다면 혼자 이겨내기 힘드므로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는 것이 좋다.






(3) 이상동기 범죄 대처 방법


1. 최대한 빨리 자리를 피하라.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할 경우 현장에서 최대한 빠르게 벗어나고, 멀리 도망가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경찰은 말한다. 계획 범죄자인지 정신질환자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범죄를 피할 방법이 없으므로, 이상동기 범죄가 예측이 된다면 최대한 빨리 도망가거나 그 자리를 피하는 방법밖에는 없다.[1]


2. 호루라기를 소장하라.

많은 사람들이 있는 길가라면, 사람들에게 상황과 위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은 호루라기다. 호루라기를 불면 모든 사람이 주목하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신고할 수 없더라도 범죄 상황을 목격한 주변인들이 경찰에 신고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의 위치를 알려 위험에 빠졌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야 주변 목격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2]


3. 호신 용품을 소장하라.

도망갈 수 없거나 어쩔 수 없이 대치 상태에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다면 일단 들고 있는 가방이나 우산 등 가지고 있는 물건을 방어용으로 삼거나 던지라고 경찰은 조언한다.[2]


또는 호신봉이나 전기충격기를 소장하는 방법도 있다. 전기충격기가 좋은 이유는 일단 소리만으로 상당히 위협적이다. 근거리뿐만 아니라 원거리에서도 소리로 위협을 주면, 전기충격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범죄자에게 공포심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접근 자체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 건물 내부, 차량 내부처럼 밀착된 좁은 공간에서도 손쉽게 사용이 가능하다. 소리로 위협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치 상태가 계속된다면 전원을 켜서 목, 손, 팔 등 피부에 직접 닿을 수 있도록 하면 효과가 있다.


4. 구체적으로 도움을 청하라.

사고를 당하기 직전이거나, 당하고 있거나, 당한 후라면,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나 말고 다른 사람이 도와주겠지, 내가 나설 필요 없겠지'하는 대중 심리가 있기 때문에 서로 망설이다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도와주세요' 라고 소리치는 것 보다, '검정 모자에 파란 셔츠 입은 아저씨 도와주세요' 라는 식으로 구체적으로 사람을 지목해야 즉각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한 사람이 시작하면 주변 사람들도 같이 용기를 내서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구체적으로 지목해서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범죄자가 흉기를 가지고 있다면 사실상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하고, 도망가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2018년 7월 1일 남해 고속도로에서 버스에 탄 20대 남성이 옆자리 승객에게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이런 경우 도망가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고 호신용품도 무용지물이다. 진주 방화 사건 같은 경우도 상황을 피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1]



(4)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엇일까?


앞서 소개했던 최근 발생한 신림동과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도 범죄자들이 병의 진단을 받아놓고 치료를 안 하고 있었다고 한다. 약을 먹고 치료를 하고 있는 동안에는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지만, 약을 먹다가 중간에 임의로 중단하거나, 약물 복용이 필요함에도 약을 더 이상 먹지 않을 때 극단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정신질환이 있는 범죄자라면 모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하고, 치료가 안 되면 격리 조치를 해야 한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외국의 경우 지역사회에서 자해나 살해의 위협이 있으면 그 지역 정신과 의사, 경찰, 혹은 주민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위해서 이런 사람들을 강제적으로 입원 치료 할 수 있는 명령제도가 운영된다고 한다. 현재 한국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다 보니 혼자 고립돼서 치료를 못 받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상당수 나타난다고 말한다.[1]


이수정 프로파일러에 의하면, 이상동기 범죄의 경우 1년에 피해자가 몇 백건 정도 발생하며, 다른 범죄에 비교하면 사실상 피해자가 많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더욱 불안한 이유는, 내가 만약에 잘못된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었다가는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공포를 유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때문에 숫자가 적다 하여 외면할 것이 아니고, 사람들의 공포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 범죄가 왜 일어나는지 좀 더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또 그에 대한 세세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여러 가지 부당함이 범죄인지도 모르고 그냥 수용하고 참아냈다면, 이제는 사법기관을 믿고 계속 신고하고 구조를 요청해서 잘못된 것을 바로 잡고자 하는 의지와 문제의식이 사회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3]


범죄는 개인이 피할 수 없다. 이런 위험을 시민들에게 알아서 피하라고 하는 것은 효과적이지도 않고 기본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꼭 치료가 제공이 되고 지역사회의 안전이 도모될 수 있는 대책을 정책으로 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1]


영국에서는 학교마다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고 지역마다 정신 상담 전문가를 배치한다고 한다. 학생들이나 주민들의 정신적인 이상행동을 빨리 발견해서 조기에 치료하고, 더 악화되면 병원에 입원시키거나 격리하는 등의 조치로 범죄를 예방하는 것이며, 우리나라에도 이러한 시도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1] 유튜브: <프로파일러 5명이 말해주는 흉악범죄자 대처법>, 전현직 프로파일러 5명의 상황별 대처법, 엠빅뉴스, 2019년 4월 24일

[2] 유튜브: <흉기 난동 상황에서 34년 차 형사님이 권하는 호신용품>, 유퀴즈 온 더블록, 2023년 8월 24일

[3] 유튜브: <묻지마 범죄의 해결책은 묻지마가 아닙니다>, 이수정 프로파일러의 희망 고백, 여성가족부, 2019년 5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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