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육아를 시작하며
요즘 나는 매일 말 못 하는 우리 아기와 대화 중이다.
울음으로 말하고, 눈빛으로 답한다.
작은 손짓에 마음이 무너지고,
짧은 잠 속에서도 내내 귀를 곤두세운다.
하루에도 수십 번 넘게 “괜찮아” 라고 중얼거린다.
나에게 아이에게
그리고 이제 시작된 우리에게
처음이라 서툴고,
그래서 조심스럽고.
그 사랑 가득한 조심스러움이
우리 사이를 천천히 따뜻하게 데운다.
일을 멈추고 나의 시간은 온전히 아기에게 향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안에서
나는 매일 조금씩, 나를 알아 간다.
육아는 누군가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러 가는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친정 엄마가 아기에게 나지막이 속삭였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단다
그 엄마가 부탁할게
우리 딸 좀 잘 봐주렴
그 말에 괜히 먹먹해졌다.
나는 지금 아기를 키우고 있지만,
아직도 누군가에겐 자식이구나
우리 엄마도 엄마를 그리워하며
내 딸을 바라보고 있구나
세상에서 가장 깊은 사랑은
이렇게 조용히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가 보다.
앞으로 새로운 하루 조각들을 기록해 보려 한다.
때로는 웃기고 때로는 눈물 나고
말로 표현 못 할 감정들로 채워질
이전과는 다른 결이지만
조금 더 엄마가 된 나의 모습으로
이곳에 천천히 풀어 보려 한다.
잠시 머물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