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서 세계를 정복하는 법
2025.1.7.
우리 집 주방 한쪽 벽면에는 커다란 세계지도가 걸려 있다. 주방에 지도를 둔 이유는 간단하다. 요리나 설거지를 하면서 세계사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네이버 오디오클립에는 다양한 무료 강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나는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의 열성 팬이다.
집안일을 하거나 특히 주방에서 시간을 보낼 때 이 강의를 들으면, 지루할 틈이 없다. 오히려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를 정도다. 썬킴 선생님은 자칭 ‘역사 개그맨’ 답게 어렵고 복잡한 역사 이야기를 재미있고 쉽게 풀어준다. 유쾌한 농담과 생생한 비유 덕분에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듯 역사가 펼쳐진다.
강의를 듣다 보면 종종 이런 말이 나온다.
“지금 설명한 지역이 어디인지 지도를 보세요.”
그 말을 들은 뒤로는 더 이상 머릿속에서만 상상하지 않기로 했다. 직접 보며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세계지도를 구입했다. 덕분에 강의를 들으며 지도에서 해당 지역을 찾아보고, 관련된 역사적 사건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요리나 설거지가 더 이상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라, 세계사를 배우는 흥미진진한 시간이 되었다.
세계지도를 볼 때마다 문득 가지 못한 나라들에 대한 호기심이 커진다. 강의에서 들은 이야기들은 그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더욱 부추긴다. ‘언젠가 이곳에 꼭 가보자’는 다짐이 지도 위에 점처럼 생겨난다. 요즘은 퇴직 후에 세계여행을 떠나는 꿈을 조금씩 구체화해 보는 중이다.
오늘은 ‘썬킴의 세계사 완전정복’ 948회를 네 번째로 완강했다. 들을 때마다 새로운 것이 보이고, 꿈은 점점 더 커져 간다. 강의를 마무리하고 지도를 바라보니, 나만의 여정이 머릿속에서 시작되었다. 언젠가 지도를 따라 떠날 날이 오면, 지금의 이 시간이 또 다른 출발점이 되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