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세계 2024년 8월호 ㅣ 신작 에세이 ㅣ 초록돼지
"처벌받을 것에 대한 불안이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은 적어도 나와 상대의 존재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분리 불안이나 버림받을지 모른다는 유기 불안 또한 상대가 사라질까 두렵긴 해도 나라는 존재 자체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해체 불안은 나라는 존재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입니다. 심리학에선 생애 최초로 느끼는 불안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또 우리 몸을 감싸는 공기압처럼 자신을 달래주는 내면이 부족해 자칫 통제력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에서 발생합니다." <불안하니까 사람이다>, 김현철
“대체로 어머니들은 자신을 몸 안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와 이런저런 방식으로 동일시한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그들은 아기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알 수 있는 아주 강력한 감각을 얻게 된다. 이것이 멜라니 클라인이 말하는 투사적 동일시이다. 아기와의 이런 동일시는 출산 후 일정 기간 지속되다가 차츰 의미를 잃게 된다. 일반적으로 유아를 향한 어머니의 특별한 관심은 아기의 출생 과정 이후에도 지속된다. 정상적인 어머니는 유아가 분리하려는 욕구를 가질 때 유아와의 동일시에서 벗어날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어떤 어머니들은 처음에는 좋은 돌봄을 제공했으나 결국 그 동일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함으로써 그 과정하는 데 실패한다. 그럴 경우 어머니는 유아와 융합된 채로 남아 있게 되며, 자신에게서 유아가 분리하려는 것을 지연시키는 경향이 있다. 어떤 사례에서든지 유아가 어머니에게서 분리되는 과정에서 유아가 필요로 하는 속도와 정확하게 맞춘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성숙과정과 촉진적 환경>, 도널드 위니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