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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예라 May 20. 2024

'긍정'을 마음속에 품어야 할 이유

비록 매일 우울한 아침뉴스를 들을지라도...

자! 오늘도 어김없이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가 떠올랐다.


잠에서 깬 내가 기지개를 한번 켜고, 더듬더듬 안경을 찾아 쓰고, 주방으로 가서 하는 일은 인공지능 스피커, '클로바'에게 오늘의 뉴스를 주문하는 것이다.


"클로바! 오늘의 아침 뉴스 들려줘!"


애석하게도, 인공지능 스피커가 친절하게 들려주는 오늘의 뉴스는 부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대출금리는 또 오를 예정이고, 세계 이곳저곳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상이변이 일어나는 중이라고 한다. 대중의 사랑을 받던 어느 가수는 자신은 절대로 음주 운전을 안 했다고 우기더니 결국은 음주운전 사실을 인정했다고 한다. 정부는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문제로 파업 중인 전공의들에게 돌아오라는 경고와 설득을 하고 있으나 그들은 돌아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날씨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이므로 호흡기 건강에 주의하라는 내용으로 오늘의 아침 뉴스는 끝이 난다. 기대하던 미담이나, 좋은 소식은 들을 수 없다.


클로바가 연이어 내놓는 부정적인 뉴스를 귀로 흘려 들어가며, 나는 내 할 일을 한다. 새벽에 배송된 신선한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어 정리를 하고, 계란과 우유에 적신 식빵을 버터 녹인 프라이팬에 넣고 노릇노릇하게 구워 프렌치토스트를 만든다. 오렌지를 꼼꼼하게 세척하고, 껍질을 까서 먹기 좋게 잘라 접시에 담는다. 그리고 각자 꿈나라에 빠져있는 아이들의 방문을 열고,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며 우렁찬 목청으로 외친다.


"얘들아, 학교 가야지! 일어나! 지각!!!!!"


나를 포함한 많은 어머니들은 비관적인 세상 한가운데에서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무럭무럭 자라나는 소중한 희망, 아이들을 위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삶을 살아갈 지혜와 지식과 힘을 배우고, 친구들과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라는 기대를 담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다. 이처럼 사람들은 고난 속에서도 생의 마지막 날까지 일상을 살아가야 할 의무를 충실하게 다한다. 바로 이때, 가장 필요한 나침반이자 한줄기 빛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긍정적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당장이라도 세상이 망할 것처럼 어렵고, 어둡고, 두려운 일 투성이일지라도 한 발자국일지언정 꼬옥 앞으로 나아가도록, 견뎌내도록 밀어내는 세찬 힘일 것이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에서 파생되는 다양한 단어들, 예를 들면, '감사', '인내', '공감', '기쁨', '확신' 등은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우울한 소식으로부터 나의 여린 마음을 지켜준다. 비록 오늘의 대출 금리는 올랐어도, 두 다리 뻗고 편안히 쉴 수 있는 집 한 칸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끼게 해 준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오른 대출이자만큼의 돈을 아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시간제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기도 하고, 식비를 아끼기 위해 냉장고를 털어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할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준다. 고금리와 고물가 시대를 어떻게든 버티고 기다려볼 인내심까지 기르게 된다. 우리 집뿐 아니라 앞집, 뒷집, 옆집도 어쩌면 그 오른 금리만큼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꼭 나만 이렇게 힘든 건 아닐 거야., '라고 슬며시 웃음을 지어본다.


이왕이면 밝고 좋은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성실하게, 기쁘게, 밝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 때는 예기치 않은 행운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그러다 한동안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전혀 생기지 않는 '고난 휴지기'에 이르기도 한다. 이렇게 어려움을 견디는 일들이 반복될수록, 몸과 마음이 튼튼해짐을 느낀다. 지난번에는 그렇게도 견딜 수 없이 힘들었던 그 사람의 가시 돋친 말도, 이번에는 어쩐지 아무렇지도 않게 흘려 넘기게 되는 튼튼한 마음 근육을 확인하는 순간도 온다. 그런 나를 바라볼 때면, 나 자신이 그렇게 기특할 수가 없다.


나는 오늘도 북한이 언제 쳐들어올지 모르는 이곳, 남한에서, 금리와 물가는 높으나, 수입은 그대로인 이 처지를 비관하지 않으며 글을 쓰고, 삶을 산다. 그것도 아주 기쁘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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