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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예라 Dec 21. 2022

이시영 시인의 '차부에서'

그분의 재능이 한없이 부럽습니다. 

오랜만에 시집을 두권이나(?) 샀습니다. 

한권은 나태주님의 "풀꽃"이고

또 한권은 나태주님의 해석이 붙여진 "시가 나에게 살라고 한다" 입니다.

오랜시간동안 길고 어렵고 두꺼운 책을 읽어 요약하고, 이해해야 했기에 시를 읽을시간이 없었다는 합리적이지 않은 핑계를 대봅니다. 하여간 오늘은 큰맘 먹고 시집을 사 보았습니다.

카페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이어폰으로 좋은 노래를 들으며 천천히 시집을 넘겼습니다. 

단 네 문장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를 읽다가 그만 뜨거운 눈물이 두 눈에 가득 고이다가 이내 후두둑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카페가 아니라 우리집 거실이었다면 아마도 엉엉 울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한참동안 시에 빠져서 읽고, 떠올리고, 눈물을 닦아냈더니 지난주 살아내느라 퍽퍽해지고 갈라진 마음이  말랑말랑해진듯 합니다.

이시영이라는 시인에 대해서는 생판 몰랐던 저와같은 독자의 마음에 이처럼 커다란 울림을 남기는 글은  역시 그 길이와는 상관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이토록 풍부한 감정을 절제된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시인은 그간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을까요. 

아니면 하늘에서 그저 값없이 내려준 재능일까요. 무척이나 궁금하고 한없이 부러워집니다.

비록 문장을 길게 써야만 마음이 간신히 표현이 된다 할지라도, 

별다른 재능도 없이 그저 글쓰는 자체가 좋은 제 모습이라 할지라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어진 삶이 바쁘고, 지치고, 아파도

그것과는 상관없는 풍부한 감수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제가 무척 마음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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