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어디로 가는 나_화요일 오후 세 시의 오븐_250218

by beautiful wisdom

눈을 떠 봐 얼른

지금이 아니면 볼 수 없는 이 풍경을

놓치지 말아

눈을 떠

네 목소리를 들은 것 같아


겨우 눈을 떴을 때 나는

드넓은 하늘 속 아주 조그만 먼지였어.

정확하게 말하면 어떤 새 날개에 붙은 먼지였지만 말이야.


항상 올려다보기만 하던 그 하늘이야.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이 푸르름 속에 영원히 머무는 건 어떤 기분일까?


고마워. 덩치 큰 네가 후- 불어준 덕분에 이렇게 날아가고 있어.


봄바람이 내 안부를 전해줄 거야,

또 편지할게.




리트리버야, 너는 오늘도 우리가 만났던 그 공원에 갔어?

산책하면서 나를 떠올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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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나는 지금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여기저기 떠다니고 있어.


새는 갈 곳이 있는데, 그곳에 날 데려갈 수 없다고 했거든.

그래서 내가 이유를 물었더니, “꽃을 피우려면 봄에 머물러야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주면 그 근처에 데려다준다고 했지만,

나는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지금은 혼자야.

나도 새들처럼 목적지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이 바람을 따라가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할까?


있지… 꼭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오늘따라 네 생각이 많이 나.

너라면 어떤 말을 해줬을까?




유난히 바람이 강하게 불더니 봄비가 내려.


네가 있는 그곳에도 비가 내리는지 궁금해.

물웅덩이에서 장난치는 걸 좋아하는 너니까

어떻게든 나가서 놀았을 것 같아.


나는 다행히 너와 비슷한 친구를 만났어.

너랑 다르게 털이 짧은 친구야.

네 이야기를 들려주었어.


오늘따라 더 보고 싶은 내 친구




래브라도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나는 또다시 날아가고 있어.

새로운 친구와 나눈 대화를 너에게도 들려주고 싶어!


여행 중이야?


응, 맞아.


어디에 꽃을 피우면 좋을지 알아보는 여행?


그건… 잘 모르겠어.


왜?


꼭…, 꽃을 피워야 하는 걸까?


음, 그럼, 너는 어디로, 왜 가고 있는 건데?


그러게…? 좋은 질문이야…! 그걸… 찾으려고 가는 거 아닐까?


음. 네 말이 맞아. 모든 걸 바로 알 수는 없는 것 같아. 우리 주인만 봐도 그래. 슬픈 향기가 나길래 가까이 다가가 꼭 안아주고 싶었어. 그랬더니, 웃으면서 괜찮다고 하잖아. 나는 그게 어떤 것인지 당장엔 그리고 아마도 영원히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 옆에 있는 것 말이야.


내가 할 수 있는 거?


응. 지금은 모르지만, 네가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날아가다 보면, 너 스스로는 알 수 있지 않을까?



리트리버야. 너랑 비슷하게 생긴 친구라서 그런지, 왠지 모르게 믿음이 생겼어. 너도 나에게 비슷한 응원을 해줬을 것 같아.


그래서 가보려고 해.

어쩌면 답은 없겠지만,

그게 어딘지도 모를, 닿을 수 없는 곳을 꿈꾸며, 멀리 말이야.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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