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과와 수업과 재미

by 쏭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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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장인약과를 선물해 줘서 먹어보니 너어무 맛있는데 많은 양이라 아이들과 나눠먹으며 약과 논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어 학교에 가져왔다. 도덕 수업 때 장인약과/장인더 논란 사안을 함께 살펴보고 약과를 나눠먹었다. 맛있다고 난리가 났다. 아이들이 장인약과 사안에서는 열을 내더니 이어서 보여준 남산돈까스 원조 논란 사안에 대해서는 저런 걸로 왜 싸우는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약과는 못난 모양이라는 특이점이 있으므로 원조가 중요하지만 남산돈까스의 경우 원조라고 해서 아이들 입장에서는 크게 다른 점도 없으니 그냥 맛있게 먹으면 되지 뭘 저렇게 싸우는가 하는 거였다.


오늘 사회 시간에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 주제를 다루며 지방의 산부인과 소멸 현상과 탑골 공원의 바둑 금지 사안을 소재로 제시했다. 자료를 찾기위해 유튜브에서 '지방, 산부인과'를 검색하니 '지방 산부인과 태부족' 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이미 10년 전에 올라와있다. 지금은 대안으로 산부인과 버스가 다니고 있었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설명으로 교과서에 '건강한 취미 생활을 즐기는 노인이 많아졌습니다.' , '노인을 위한 시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이 있었다. 예전보다야 그렇지만 탑골공원 사안만 봐도 바둑을 금지시키면서 복지관 2층에서 바둑을 할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해 주긴 했는데 인원은 많고 공간이 좁아 지옥 같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다. 영상을 보기 전에는 공원의 미관, 문화재 관람 분위기를 위해 바둑을 금지시키는 것은 너무 하지 않나 싶었는데 경찰/구청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들어보니 노인분들이 바둑만 하는 게 아니라 음주, 노상방뇨, 싸움 등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바둑이라는 취미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던 것이다.


영상을 보고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었는데 뉴스가 각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루고 있어 아이들이 한 쪽에 치우치지 않으며 대안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끝부분에 노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추가된 점도 좋았다.


영상을 본 대부분 아이들이 '노인분들이 바둑을 하되 음주, 싸움을 하지 않았어야 해요'라고 말하며 대안 공간을 제시했으므로 괜찮다는 의견이었다. 그랬다. 애초에 사회통념을 잘 지켰으면 이렇게까지 되지 않았겠지. 그런데 현재 공간이 인원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므로 더 넓은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 앞으로 노력할 부분이라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아예 바둑 센터를 만들어요. 바둑 공원을 만들어요'라는 의견도 있었다.)


'노인이든 어린이든 취미를 즐기면서도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도 현재 지켜야 할 규칙은 잘 지키고 어른이 돼서도 그러자'로 수업을 마무리했다.


나는 대화를 하며 새로운 관점을 접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데 요즘은 아이들과 대화하러 간다는 생각으로 출근하고 있다. 인터뷰도 좋아하는데 아이들을 인터뷰한다는 생각으로 질문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수업하는 게 재밌나? 아이들이 부쩍 더 자라서 대화가 통해서 재밌나? 아무튼 재밌으니 됐다.


2025.8.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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