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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미라 Oct 21. 2024

회상

내가 걸어온 수십 년 마라톤 일상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유년기를 지나 초등, 중등, 대학 등 학령기를 경유하여 직장이라는 길고도 험난한 또 다른 학교, 마지막 학교에 입학하여  장구한 세월 배우고 익히고, 삼키고 뱉고, 더하고 빼면서 내 삶이 지금 여기에 도달했습니다.

너무 오랜 기간 나는 그저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직면한 문제 해결의 기능만 수행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지시대로 살아온 로봇이 이니었던가, 하는 반성과 성찰을 해 봅니다.



 

아침에 출근하여 회사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퇴근의 문을 열고 나오는 시간까지 나는 수없이 많은 문제와 요구사항에 직면, 그것을 해결하고자 씨름하며 하루를 사용하는 루틴을 보냈지요. 금수저가 아닌 평범한 근로자의 피할 수 없는 하루의 숙명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이라는 거대한 조직은 내게 그 이전 어떤 학교보다 넓고 깊은 배움의 공간이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거역할 수 없는 강력한 힘이 작용하는 곳이었지요. 새로운 경험과 학습, 깨달음에 대한 긍정적 배움이 대부분이었으나 때로는 뼈 아프게 내리꽂는 비수와 피부를 콕콕 찍어 주는 바늘의 아픔도 학습이고 공부라 가르치더군요.

학창 시절  상상도 하지 못 한 5만 가지 ‘종합 과제 세트’ 같은 일터의 체험을 바탕으로 나의 내면과 정신은 30년 넘는 세월, 어린 나무에서 중년의 나무로 성장했고 나름 경험의 가지와 잎사귀를 풍성히 펼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때때로 정신적 감기에 비틀거리기도 했지만 내가 조금 더 성숙해지고 사회를 이해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데 직장은 큰 스승이었다고 확언할 수 있습니다.  삶의 척추, 그것을 빼면 제로가 되어 버리는 나의 대부분.

그러므로 끝없이, 성실히 문제해결을 해야 했지요..



 

마침내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어떠한 타이틀도 없는 내가 이루어낸 처음이자 마지막 영광의 브로치, 인내의 메달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무한히 감사하면서 회사를 졸업했지요.

멘털을 후비며 절절했던 아픔과 고통은 종착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감사의 물결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이 벅찬 감사의 마음으로 미래의 일도 건강히 도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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