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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by 박미라

순수함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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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내린 백설의 풍경, 온 세상을 하얗게 덥고도 하염없이 펑펑 나비처럼 나풀대며 하강하는 눈꽃, 그것일까요? 물이 맑아 안에 있는 조약돌, 모래, 물고기 등 자신의 비밀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시내. 그런 것인가요?

아니면 이런 것인가요?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눈부신 하늘. 봄이 되면 버들강아지 은 반쪽 눈 뜨고 온 세상 숲을 간지럽혀 연둣빛 물결 춤추게 하는 고결한 새 순. 광활한 코스모스, 튤립, 장미 정원 그 속에서 마음대로 자유롭게 예쁘게 웃으며 손님맞이 바쁜 욕심 없는 꽃들. 꽃과 초록이 어울려 반죽한 낭만의 들판. 파도와 물결의 크기로 자신을 표현하고 대화하고 율동하는 매혹의 바다. 순진무구한 아기들, 사춘기 소녀들의 “까르르” 걱정 없는 웃음소리. 타고난 재능으로 예술혼을 불태우고 있는 음악, 미술, 문학도들의 감동스럽고 눈물겨운 열정. 나이 들어도 공부하는 취미를 즐기고 호기심 많아 끊임없이 질문하고 배우고자 하는 중년의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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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사전적 의미는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이라고 합니다.

나의 순수함은 도대체 언제부터 사라진 것일까요? 어느 길 모퉁이에서 분실했을까요? 스스로 손절했는데 돌아와 줄까요?


순수가 아직도 힘이 있나요? 순수는 간직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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