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가신지 열흘...
이 세상에 엄마가 안 계신다는 것이 아직 믿어지지 않아 눈가에 남은 잔상 의존해 엄마를 불러 봅니다. 거실과 부엌 사이 서성이다 그 얼굴, 그 노랫소리, 그 동작 떠올리니 요양원, 병원 등 어딘가에 계실 것만 같아 엄마를 다시 불러 봅니다. 대답 없는 어머니... 작은 한 몸 거두어 가니 흔적도 없이 소멸, 지구상에 솜털하나 없습니다.
허무하고 야속합니다.
작년 7월, 병원에서 퇴원하고 집에서 딸과 함께 보낸 8개월, 그것은 정녕 기적이었나요? 때로 농담 나누며 웃었고, TV 뉴스와 여러 가지 프로그램 시청하며 대화 역시 충분히 가능했으며, 함께 노래도 자주 불렀습니다. 식사하실 때는 맛있다고 반복학습하여 터득하신 "yummy"를 자주 외치셔서 웃곤 했습니다. 나이 드니 맛있는 거 먹을 때가 제일 좋다고 하셨지요. 얼굴도 하얗고 뽀예 지셨어요. 서로 좋아해요~, 사랑해요~, 표현도 많이 했습니다. 엄마는 정말 귀여운 할머니였답니다. 내 눈에 엄마는 늘 예뻤고 보호본능이 저절로 생기게 하는 "딸"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러했던 엄마는 '내가 회복하면 다시 집에 돌아오기'로 약속하고, 요양원으로 가셨으나 가신 지 2주일 만에 삼킴 장애로 병원에 실려 가셨고, 결국 퇴원하지 못했습니다. 집에서는 너무 안정적으로 식사하면서 잘 계셨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 어깨 통증으로 시작된 근골격계 질환". 요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현실이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집 떠나 2개월 만에 이승과 이별하신 엄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이제는 아프지 않은 곳에서 부디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