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날도 있고
외롭고 갑갑한 날도 있는 거지.
살다 보면
만족하고 감사한 날도 많지만
온몸 시리게 그립고 보고픈 날도 있지.
살다 보면
기쁜 날, 좋은 날 가운데
고독해서 응급 신호 보내는 날도 있겠지.
억울해서 가슴 후비는 날,
잘못했노라, 그것이 최선이었노라,
힘껏 변명하고 싶어도
양심 깊은 곳에서는
차갑게 꿈틀대는 자책의 소용돌이.
당신은 나의 근간, 나를 창조한 이
잊을 수도 놓을 수도 보낼 수도 없기에
긴 방황의 교차로에서 서성이고 있을 뿐...
살다 보면
망각의 순간도 오겠지.
세월이 내 기억을
젊은 녹음(綠陰)으로 덮어씌우는 날,
맘먹고 크게 한번 울어 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