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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마틴 Nov 22. 2019

모나미는 어쩌다 아이브로우를 만들게 되었나


2018년 모나미의 영업이익은 69억으로 전년(2017년) 대비 8.9% 감소했습니다. 매출액 역시 1,352억으로 동기간 대비 1.8%, 순이익은 7.5억으로 약 74% 감소했습니다.


즉, 모나미의 화장품 업계 진출은 문서 자동화의 발달로 인한 필기구 산업 축소에 따른 선택으로 보입니다.


모나미의 코스메틱 시장 진출은 실로 의외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업종 불문! 다양한 기업들이 화장품 업계에 도전 중이죠.


또 다른 문구 기업인 모닝글로리도 화장품 전문 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함께 학생을 타겟으로 핸드크림, 립밤, 틴트, 네일 스티커 등을 출시하고 완판 기록을 세웠죠.



그런데 모나미의 행보는 다른 기업들과 다릅니다. 첫 번째, 생산만 합니다. ODM (제조업체 개발생산) 방식이죠.


제품 라인도 한정적입니다. 아이라이너/아이브로우 같은 메이크업 펜슬 라인에만 집중합니다.


ODM 방식?, 색조 화장품? 모나미의 화장품 업계 진출에 대한 3가지 경쟁력을 찝어보았습니다.



#1. 60년 필기구 생산으로 다져진 색조 배합력


1962년대 우리나라는 잉크를 찍어 쓰는 만년필 형태의 필기구를 주로 사용했습니다.


모나미 창업주였던 송삼석 회장은 기존 필기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볼펜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63년 우리가 흔히 볼펜 똥 하면 떠올리는 그 볼펜, 모나미 153이 출시되었습니다. 


2019년 현재 모나미는 볼펜, 수성펜, 마커, 형광펜, 샤프로 나눠지는 필기구를 다양하게 제조합니다.


문구 업체들은 판매하는 필기구용 잉크도 직접 개발하고 제조하는데요.


몇십 년간의 잉크 제조기술로 갖춘 색조 배합력이면 펜 타입 화장품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베네피트, 보잉 컨실러 컬렉션


#2. 금형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용기류 제작


모나미는 그동안 닥터자르트, 이니스프리, 아리따움 같은 화장품 브랜드와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해왔습니다. 주로 키트, 파우치 등의 패키지가 대부분인데요. 베네피트와 함께한 '보잉 컨실러 컬렉션' 이 대표적이죠.


아! 아리따움의 네일 브랜드 '모디'와 함께 출시한 네일아트 전용 펜 '모디 컬러펜'도 있네요.


이러한 용기류 제작에 대한 기술 경험들이 색조 배합력과 함께했을 때, 메이크업 펜슬 분야에서는 강력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아이라이너 같은 펜슬 제품을 신규 제작 시, 컬러+용기 제작의 동시 진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일정 단축, 비용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스타빌로, 형광펜


#3. 독일 스타빌로에서 발견한 성공사례


모나미의 화장품 업계 도전이 알려졌을 때, 대중의 반응은 반반이었습니다. 모나미의 브랜드 감성을 기대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볼펜이나 잘 만들지?'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었는데요.


그동안 브랜드 경험을 강조해 오던 모나미가 생산에만 집중한다는 것, 이리저리 계산기를 두들겨봐도 그게 더 남는 장사라고 판단했을 겁니다.


실제로 동일한 성공 사례도 존재합니다. 공부 잘하는 친구들이 쓴다는 형광펜을 기억하시나요? 1865년 설립된 독일의 유명 필기구 브랜드 스타빌로도 메이크업 펜슬을 만듭니다.


역시 필기구 시장 축소를 예측하고 업종 다각화를 미리 준비했던 결과입니다.


바비브라운, Face pencil


현재는 샤넬, 크리니크, 디올, 맥, 바비 브라운의 메이크업 펜슬을 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습니다. 매출도 상당한 규모입니다.


정확한 매출을 찾아보니, 스타빌로의 화장품 생산을 담당하는 Schwan Cosmetics 사업부는 2016년 회계연도에서 3억 6천만 유로의 매출로 마감했다고 나오네요. 어마무시한 규모입니다.


필기구 브랜드에서 벗어나 화장품 ODM 기업으로 도약하는 모나미, 현재의 강점을 활용한 신사업 확장은 타 업종 진출을 고민하는 다른 기업들에게는 참고할만한 케이스 스터디로 보입니다.


모나미가 그리는 큰 그림, 성공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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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OEM과 ODM은 차이는 생산자의 "제품의 직접개발 여부" 입니다. OEM(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에서 생산업체는 생산만 담당합니다. 나머지 파트(기획, 설계등)는 클라이언트가 담당하죠. 주로 IT(반도체), 자동차 업계에서 사용합니다.


ODM은 제품 개발, 생산을 모두 담당하는 제조업체 개발 생산 방식입니다. OEM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며, 판매업체에 역제안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업종은 화장품이며 우리나라의 코스맥스, 한국콜마가 글로벌 ODM 업체로 유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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