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휴머니즘 : AI의 신학(1)

- 현재의 인간은 아직 진화가 덜 된 것일까?

by 장보철

트랜스휴머니즘은 이미 1960년대에 등장하였지만, 최근 들어 AI가 세인의 초미 관심으로 주목받으면서 포스트휴머니즘과 더불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랜스 휴머니즘은 현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하여 인간의 정신적, 신체적, 심리적, 감정적인 약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초월하려는 모든 지적, 문화적, 철학적인 운동 혹은 사조라고 알려져 있다.


트랜스휴머니즘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옥스퍼드대학교의 철학자인 닉 보스트롬(Nick Bostrom)과 미래학자인 막스 모어(Max More)를 들 수 있다. 보스트롬은 트랜스휴머니즘의 핵심 내용에 관하여 “트랜스휴머니즘은 응용 이성, 특히 기술을 사용하여 노화를 제거하고 인간의 지적, 육체적 심리적 능력을 강화함으로써 인간의 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는 시도의 바람직한 가능성을 긍정하는 지적 문화적 운동이다”라고 선언한 바 있다.


또한, 막스 모어(Max More)는 “트랜스휴머니즘은 과학과 기술에 의해서 현재의 인간의 모습과 한계를 초월하는 지적인 삶의 진화의 연속과 촉진을 도모하는 일종의 삶의 철학이며, 삶을 향상하는 원리와 가치를 따른다”고 정의한다.


트랜스휴머니즘은 병듦, 노화, 죽음과 같은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완전히 다른 인간종으로 나아가는 것이며, 이것은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인간과 기술이 결합함으로써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현재의 인간 본성과 조건은 완전하지 않으며 더욱 강화되고 발전된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트랜스휴머니즘이 확신하는 미래 인간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것은 질병의 치료가 아니라 질병 자체에 걸리지 않는 것이며, 노화 방지가 아니라 아예 영원히 늙지 않는 것이다. 고통과 절망을 치료하는 데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뇌 안에 저장된 고통과 절망을 주는 기억과 경험들을 삭제하려고 한다.


희망과 기쁨을 직접적인 삶의 경험이나 관계와 일을 통하여 얻으려 하기보다 마음과 뇌를 프로그램하고 업로딩 하면서 성취하는 것이다. 결국, 궁극적으로는 죽음이라는 궁극적인 한계까지 초월하여 불로장생하는 것이 미래의 인간상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든 인간의 불완전성을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도구가 바로 AI를 비롯한 기계인 것이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왜 트랜스휴머니즘이라는 생소한 사조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그 이유는, 20세기, 심지어 21세기 초반과 비교해도 우리의 일상과 산업 현장의 생태계가 AI로 인하여 현격히 바뀌어 가고 있는 시대에 그리스도인으로서 굳세게 신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AI의 급격한 발달이 현재의 인간관, 사회관, 윤리관, 문화관만 아니라, 기독교에 몰고 올 파장, 곧 교회와 우리와 우리 자녀들의 신앙생활에 미칠 파장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먼저, 트랜스휴머니즘은 근본적으로 진화론적인 관점을 취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기독교가 아닌 다음에야 인간이 인류사를 통하여 진화되었다는 주장이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닐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진화론이 인간이라는 생물학적인 종의 범위 내에서 논했다면, 트랜스휴머니즘은 전통적인 진화론의 입장을 훨씬 뛰어넘어, 아예 인간이라는 종의 범주를 초월한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사이버네틱 존재(cybernetic being), 즉 사이보그(cyborg)를 지향하고 있다.


더군다나, AI를 장착한 사이버네틱 존재가 인간의 진화 과정이라는 그들의 주장은 기독교 신앙의 측면에서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터무니없는 과학 기계적 인간론이 아닐 수 없다. 현재 인간이 겪는 결핍, 질병, 노화, 죽음 같은 것들을 자연스러운 진화의 과정도 아닌, 기계의 도움을 받아 인간을 진화시키려는 것은 억지에 가깝다.


이렇게 급진적이고 기계적인 진화론적 견해는 성경에서 말하는 창조론과는 근본적으로 배치된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경험하는 생로병사는 인간이 진화가 덜 되었다는 반증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정하신 인간의 생리적, 유전적, 지적인 한계 그 자체인 것이다.


비록, 인간의 특성과 능력이 역사를 통하여 진보와 퇴보를 거듭해 왔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 인간의 근본 조건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즉, 질병, 노화, 심지어 죽음은 인간이 완전히 제거해서 진화시켜야 할 대상이 아니라, 유한한 인간 존재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 따라서, 인간과 기계가 결합한 인간-기계로 진화하여 인간이 신과 같은 존재가 된다는 트랜스 휴머니즘의 사고와 시도는 하나님에 대하여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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