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막론하고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것은 우상이다. 하나님께서는 왜 그토록 우상을 저주하시고 십계명 중 가장 첫 계명으로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두지 말라고"까지 말하셨을까? 바로 우상이 가지는 가장 커다란 특징 때문이다.
하나는 '형상'이며 다른 하나는 '예배와 경배'이다. 즉, 인간들은 인류 역사를 통하여, 신이라고 부르고 싶은 것들의 형상을 만들고, 그것들에게 절하며 제사드리는 것을 반복해서 해 왔던 것이다. 인간들은 그러한 우상들을 섬기면서 자신들의 창조주인 하나님에 대한 저항과 불순종을 여지없이 드러내 왔다.
얼마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팀 켈러 목사는 그의 책 <내가 만든 신>에서 "우상이 우리 마음을 장악하면 결국은 성공과 실패와 행복과 슬픔의 정의가 몽땅 변질한 나머지, 현실은 우상의 기준대로 되어간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AI가 이 시대의 인간들이 만든 마지막이자 최고의 우상이 될 수 있는가? 나는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2024년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는 세계 최대의 가전 및 정보 기술 전시회인 'CES 2024'가 열리고 있었다.
이 전시회의 최대 화두는 단연 AI다. AI 로봇, AI 전자 제품, AI 자동차, AI 안경, AI 유모차, AI 베개, AI 의수, AI 아바타까지. 거의 모든 제품이 AI를 장착하고 있었다. 우리들의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 AI의 최첨단 기술들이 내장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AI가 없다면 이 시대의 경제, 사회, 과학, 기술울 넘어서, 우리들의 삶 자체가 정지되어 버릴 것만 같은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켈러 목사가 지적한 대로, 우상이 우리의 현실의 기준을 만들어 간다면, AI는 가히 신이라고 불리는 우상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초일류 테크놀로지 사회에서는 인간이 신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테크놀로지가 신이 되는 셈이다. 아리어니컬하게도, 테크놀로지를 만든 인간은, 자신이 만든 AI라는 괴물 앞에서 너무나도 초라하고 약한 존재로 전락하고야 마는 셈이다.
앞서 수 차례에 걸쳐서 말한 바 있지만, AI는 그저 4차 산업을 선도하는 과학기술계가 만들어낸 혁신적인 발명품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삶의 구석구석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지배하는 우상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그렇게 되지 않을 일말의 가능성은 있다. 그것은, AI의 발전을 여기서 멈추는 것이다. 아니면, AI에게 독자적으로 생각과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은 부여하지 말고, 절대적으로 인간의 명령에만 복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두 가지는 모두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인간들은 그 이상을 향해서 엄청난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내로라하는 국가들은 마치 AI 개발에 목숨을 건 것처럼 엄청난 돈을 AI에 쏟아붓고 있는 중이다. 과연 그들은 AI 개발의 끝에서 벌어질 일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AI는 서두에서 말한 우상이 될 수 있는 두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추었다. 인간의 모습을 닮은 형상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으로부터 경배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만 주신 창조의 능력을,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이 시대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능력을 닮은, 아니 자신들을 초월한 능력을 가진 AI라는 우상을 이미 만들기 시작하였다.
인간들은 자신들의 형상을 닮은 휴머노이드 AI를 대량 생산하여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이 닿아있는 이 세상 곳곳에 AI 우상이 과시하는 능력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들은 무엇을 하게 될까? 아마도 인간들은 자기들이 창조한 AI가 만들고, 보여주고, 답해주는 세상을 환호하며 수용하며 따르게 되지 않을까?
AI가 더욱 발달할수록, 인간은 하나님에게서 더욱 멀어지고 말 것이다. 지금도,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위축되고 갈수록 쪼그라지고 있는데, AI 시대에는 더욱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갈망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아닌, AI가 신이 되는 교회, 인간 목회자가 아닌, AI 목회자가 나타나는 시대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이제, 이 시대의 우상은 신의 자리를 차지하고자 하는 인간의 교만과 탐욕이 아니라, 인간들이 만든 피조물인AI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시대에 교회는 어떻게 기독교 진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AI에게 묻고, AI가 주는 빠르고 명쾌한 답을 더욱 더 신뢰하게 될 때, 너무나 느리게 응답하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이 시대의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등을 돌리지 않는다고 확신할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