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만남, 썩 좋지 않은 일로 다시 얼굴을 마주해야 했고 나의 실수로 사과를 먼저 해야 했다. 사실 마음이 편치 않았고, 차라리 상대가 화를 내고 나를 혼내길 바랐다. 그러는 게 더 편할 것 같았다.
예상과는 달리 만나자마자 환히 웃는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나누기도 전에 무너졌다.
"오랜만이다. 이런 일이 있어야 겨우 얼굴 보네. 너무 보고 싶었어."
보고 싶었다는 한마디에 오늘 나눠야 할 모든 이야기들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더 죄송했고 민망했고 그동안의 모든 마음이 녹아내렸다. 이런 게 진짜 어른이구나, 어떤 것보다 사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이런 거구나, 가슴이 뜨겁고 뭉클했다.
그리고 말 한마디의 힘이 이렇게 크다는 걸 새삼 느끼며,
나 역시 좀 더 따뜻한 글과 말을 쓰고 하기 위해 많이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비가 내리고 우중충한 날씨였지만 마음은 온전히 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