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뷰티펄 Jan 01. 2019

내가 하는 게 정답이 될 수도 있지

1월 1일


32일 같은 1월 1일이다. 늘 그렇듯 새벽 4시에 눈을 떴다. 밤 12시 정각에 맞춰 새해인사를 보내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1월 1일이 생일인 친구에게 새해인사를 먼저 할까, 생일 축하를 먼저 해줄까 잠시 고민했다. 새로운 한 해의 시작과 자신의 생일 중에서 어떤 것이 더 큰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오랜 시간 동안 물어본 기억도 없다. 축하 메시지 역시 언제나 그렇듯 요란스럽지 않게 보냈다.


두 가지 의미로 한 살 더 먹은 날이네.
축하해.
새해가 생일이어서 좋아?



고마워.
어차피 한 살 더 먹는 나이 확실한 날에 먹어서 좋지.
그리고 한 번에 두 가지 인사받잖아.
생일 축하와 새해인사.



특별한 기념일과 생일이 겹치면 축하를 덜 받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친구는 어릴 때는 그럴 수도 있지만 성인이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인사를 따로 받고 아니고의 차이일 뿐 똑같다고.


올해도 1월 1일, 처음 세상의 빛을 본 아기는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다. 친구는 새벽 2시 35분경에 태어났는데 끝보다는 시작의 느낌이라 좋다고 했다. 흔히들 말하는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낫다는 말이다.


2018년을 유난히 힘들게 보내며 괜한 시간낭비를 많이 했다. 그래서 새해를 떠들썩하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물 흐르듯 조용하게 지내며 하루하루에 충실하기로 했다. 내 얘기를 들은 친구가 사진 한 장과 OK? 메시지를 보냈다.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는 <마법의 순간>에서 '어느 모로 보나 시간 낭비인 짓을 하고 있는데도 당신이 웃고 있다면 그렇다면 그건 더 이상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라고 했다.


나는 웃고 있었을까. 그렇지 않아서 시간 낭비라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엔 정답이 없다. 누가 하지 않았던 일을 내가 하는 게 정답이 될 수도 있다. 2019년은 그런 날들이 되길 바란다. 시간 낭비인 짓을 해도 내가 웃을 수 있기를. 남들이 하는 거 따라 하지 말고, 남들이 좋다는 것에 우르르 휩쓸리지 않고, 내가 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정답이 되었으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