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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Nov 10. 2019

브랜드 초기 단계에 자사몰은 과연 필수적인가

Commerce Digging

최근 맡고 있는 브랜드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콘텐츠를 발전시키는 업무를 하다가 문득 자사몰(독립형 자체 쇼핑몰)이 과연 필수적인가?하는 의문이 들어서, 이 의문을 나누고 다른 분들의 의견도 듣고싶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의문은 조금 풀어 쓰자면 ‘한정된 자원으로, 이제 막 시작하는, 유형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에게 ‘자사몰(독립형 자체 쇼핑몰)이 필수적인가?’가 더 정확하겠다.


자사몰 기능의 대체

자사몰의 기능은 크게 아래의 두 가지이고, 시장의 변화로 이것은 다른 서비스들로 대체되고 있다.  

브랜딩 측면의 브로슈어 기능  >>인스타그램/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기반 sns 플랫폼이 대체

판매와 결제 >>네이버페이/스마트스토어가 대체




그렇다면 이 플랫폼들의 어떤 특성이 자사몰의 기능들을 대체했는지 살펴보자.


인스타그램/유튜브

대체로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한 번의 광고 노출만으로 구매하지 않는다. 여러번의 반복노출과 정보탐색 후에 구매를 한다.   


광고를 통한 브랜드/제품 인지  > 브랜드/제품 추가 탐색&추가 정보 습득 > 구매


인스타그램/유튜브 등장 전 광고의 형태는 4대매체(TV,라디오,신문,잡지)를 통한 광고 또는 디지털 광고로는 디스플레이/키워드 광고가 주였다. 이런 광고의 형태는 이목을 끌고 관심을 끌 수는 있지만 제품과 브랜드의 깊고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하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이 광고노출 이후 브랜드/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할 창구가 필요했고, 자사몰이 그 기능을 해왔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등장해 시장 점유율과 사용자들의 점유 시간을 획득하면서, 사용자들의 온라인 쇼핑 시나리오도 변화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익숙한 사용자들은 쇼핑 전 탐색을 더이상 네이버가 아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하고, 때로는 추가 탐색을 하지 않고, 콘텐츠를 본 후 바로 구매를 해버리기도 한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콘텐츠(사진 또는 영상)에 특화된 플랫폼이었기에, 기존의 광고 콘텐츠들보다 높은 구매욕을 일으키는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 발행이 가능했고 브랜드나 제품의 정보를 충분히 담을 수 있는 콘텐츠 또한 가능하여서 추가적인 정보 습득을 할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광고를 통한 브랜드/제품 인지  > 브랜드/제품 추가 탐색&추가 정보 습득' 이 두 가지의 시나리오를 통합시켜 바로 구매전환을 일으키는, '광고를 통한 브랜드/제품 인지> 구매'라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런 과정에 의해 소비자들은 더이상 자사몰에서 브랜드나 제품의 정보를 얻을 필요가 없어졌다. 자사몰 페이지들의 트래픽을 살펴보자. 브랜드 소개 페이지라 불리는 페이지의 트래픽이 얼마나 되는지, 방문자들의 이동경로는 대체로 어떤 동선을 보이는지.



네이버페이/스마트스토어

네이버페이는 ‘편리한 사용성’으로 모바일 쇼핑시장이 커지면서 더 빠르게 사용자층을 늘릴 수 있었던 것 같다. 네이버페이 사용성에 익숙해지면 기존의 카드결제나 휴대폰결제가 뜨자마자 구매를 포기해 버릴 지경까지 가게 된다. 네이버페이가 장착되어 있지 않아 구매를 포기하거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가서 구매하는 경험이 점점 늘어나고, 와중에  스마트스토어 구매 후 리뷰 등록 후 받는 네이버포인트의 쏠쏠함을 맛보면, 어느순간 스마트스토어 구매빈도가 늘어난다.


이왕 같은 가격으로 결제할거라면, 더 빠르고 편하게 결제하고 싶을 것이고, 이왕 포인트를 받을 거라면 하나의 몰에서만 사용가능한 자사몰 적립금이 아닌, 확장성있는 네이버 포인트를 받는 것이 소비자에게 유리하기 떄문이다.  이런식으로 사용자들은 자사몰에서의 네이버페이 결제를 시작으로 스마트스토어로 이동하게 된다.



게다가 스마트스토어는 소비자 뿐만이 아닌 운영자의 입장에서도 유리한 점이 굉장히 많은 플랫폼이다.   


1. 초기 구축비용 또는 입점비용이 없다

-자사몰은 초기 구축을 위한 비용이 최소 몇백만원(카페24 같은 플랫폼을 사용해 디자인/퍼블리싱만 한다해도)에서 규모에 따라 몇억,몇십억까지 들어간다.


2. PG가입비가 따로 들지 않고, 수수료는 자사몰과 유사하다

- PG별 수수료: 신용카드 3.74%, 휴대폰결제 3.85%, 무통장입금 1%

- 네이버 쇼핑 연동 수수료 2%

-PG수수료는 유사하거나 조금 더 낮고, 네이버 쇼핑연동 유입으로 구매전환 된 경우 2%를 가져가는데 오픈마켓 수수료가 최소 15%~25%에 육박한 것에 비하면 아주 낮은 수수료이다.


3. 정산 주기가 '구매확정일+1영업일 후'로 짧은 편이다

-PG정산이 한 달텀, 오픈마켓/입점형 커머스의 경우 최소 한 달에서 두 달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수준이다


4. 스마트스토어에서의 소비자 리뷰 축적이 용이하고, 리뷰 신뢰도가 높다

-네이버 자체에서도 리뷰를 증가시키기 위해 리뷰 작성시 포인트를 제공/지원하고, 진짜 구매를 한 사람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어서 리뷰 신뢰도도 높을 수 밖에 없다


5. 스마트스토어에서의 판매 실적과 리뷰가 증가하면, 네이버 노출에 용이해진다


 *참고로 저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어떤 관계도 없습니다(…)





추가로 자사몰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획득해야 한다는 생각도 할 수 있는데, 나는 여기서 '고객 데이터'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부터 다시 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객 데이터란 무엇인가


한 ..5년 전, 7년 전만 하더라도 많은 쇼핑몰에서 "회원가입 이벤트"따위를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한다. 고객의 휴대전화/이메일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디지털 상에서 말하는 가장 일차원적인 고객 데이터는 휴대전화와 이메일 같다. 그렇다면 그 정보가 왜 필요한가? 과거에는 아마 DM발송을 위해 필요했던 것 같고, 지금은 페이스북 광고의 맞춤 타겟설정을 위해서 필요하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각기 다른 판매채널에서의 구매 데이터를 대조 분석할 때 이것이 유니크 키값의 기능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자사몰의 회원가입만이 이 값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가? 아니다 구매데이터를 통해서도 얻어낼 수 있다. 자사몰 가입 회원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가입한다고 평생 고객이 되는 것도 아니고, 광고 맞춤타겟에 필요한 정보는 구매데이터에서 확보가 가능한데 뭣하러 집착한단 말인가.




이쯤되면 자사몰은 대체 어떤 장점이 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브랜드의 이미지를 중시하는 마케터에게는 자사몰이 좀 더 간지나고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거라는 믿음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 믿음을 확인하기 어렵고,  굳이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a/b테스트 같은 걸 하기에는 우리는 너무 바쁘고 해야할 것들이 많다. 설령 저 믿음이 사실이라 해도, '지금 그것이 중요한가?(필요한 것과 중요한 것은 다르다), 우리 브랜드와 소비자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을 가져다 주는가 ?'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아가 중국의 티몰, 미국의 아마존을 보며 한국의 이커머스도 판매채널은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여파로 시장은 어떻게 변화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커머스로 확장해가고 있는 인스타그램과 네이버는 어떤 구도를 그리게 될까 등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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