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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영 Oct 15. 2015

뷰티테크라는 이름을 만든 이유와 목적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한번쯤은 들어봤을 김춘수 시인의 꽃 이라는 시이다. 필자는 살아가면서, 일을 하면서, 이 시가 시사하는 바가 굉장히 폭넓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돌이켜보면 유난히 '이름'에 호기심과 의문이 많았던 것 같다. 사과는 왜 사과인지, 책상은 왜 책상인지, 내 이름은 왜 이것인지, 내가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인지, 사회에서 만난 분들을 다른 호칭으로 부르면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말이다. 그리고 몇 가지 사회 현상과 개인 경험을 통해 이름은 개인의 행동 그리고 사회 흐름에 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얻었다. (물론 아직도 실험은 계속 되는 중이다.) 오늘은 이 '이름'에 대한 이야기와 '뷰티테크' 라는 이름을 만든 이유와 목적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한다.


IT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흥미롭게 지켜보던 몇 가지 키워드들이 있었다. 소셜 커머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UX 그리고 O2O이다. 모두 한 때 '트렌드'라 불리던 키워드이다 . 그런데 모두 알고있겠지만, 이것은 기존에 존재하던 개념이었다. 다만 어떠한 '이름'을 부여한 것 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O2O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화장품 매장에 가서 화장품을 테스트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했고, 신발 매장에 가서 신발을 신어보고 온라인으로 주문해왔다. 온라인으로 검색을 해서 미용실을 찾아갔고, 맛집을 찾아다녔다. 결국 온라인의 역할 본질 자체가 우리가 살고 있는 오프라인과의 연계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O2O 개념인 것이다.


재밌는 것은 이런 기존의 개념과 현상에 '이름'이 부여된 이후 시장의 움직임이다. 소셜 커머스라는 키워드가 생긴 이후에 수많은 소셜 커머스 업체가 생겨났고, UX 라는 개념이 생겼을 때에는 회사 내 UX팀이 생겨나고 UX 관련된 스터디가 증가했다.(필자도 한 때 UX에 빠져서 엄청 다녔다.) O2O도 그렇다.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은  필자의 필명인 샤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샤롱은 필자의 한자 이름을 중국 발음으로 발음한 중국 이름이다. 필자는 이전 회사에서 중국 사업부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이 이름을 알게 되었고 이름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사내는 물론 주변에서 샤롱으로 불리길 부탁(이라 쓰고 강요라 말한다)했다. 왜냐하면 중국 이름으로 불리면 중국에 대해 더 친근함을 느끼고 중국에 더 홀릭해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제 필자는 그 소기 목적들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중국어 실력이 일취월장하거나 하는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는데, 이렇듯 '이름'이란 개념은 분명 사람/산업 구분없이 인간사회에서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필자가 '뷰티테크'라는 이름을 만든 이유 중에 하나이다. 뷰티 영역은 IT 낙후 영역 중에 하나이고, 동시에 엄청난 가능성과 미래가치를 가진 영역이다. 필자는 IT 기획자로서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과 라이프를 변화시키는 서비스 또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지니고 살아왔는데, 뷰티테크를 세상에 알리는 것이 그 꿈의 일부를 실현시켜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뷰티테크의 가치를 세상에 알려 참신하고 재밌는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고, 동시에 시장파이가 커지고 성장하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동시에 뷰티와 테크의 중간에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다리가 되어서 멋진 제품을 만들고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 '뷰티테크'라는 단어를 만들었고 이를 업계와 대중에 인식시키기위해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과연 이것이 시장과 업계에 얼마만큼의 파급력을 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은 그저 날 즐겁게 하는 일이기에 그냥 해보려한다. 누가 그랬다. '그냥 해 봐'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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