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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boa ep1] 숙소를 찾아간 여행, 리스본

사진이 모두 그림이 되는 곳, 알파마(Alfama)에 머물다.

by 플린

리스본 주요 여행지

[Ep1.]

- 알파마 지구에 있는 어느 멋진 숙소에서.

- 알파마의 골목과 28번 트램 그리고 파두 하우스.

- 리베르다데(Liberdade) : 명품샵과 고급호텔이 있는 거리. 그리고 Jazz club

- 벨렝(Belem) :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제로니무스 수도원 그리고 에그타르트.


[Ep2.]

- 포르타스 두 솔 전망대, 상 페드루드 알칸타라 전망대

- 바이후 알투, 시아두에서 빈티지 케이블카

- 타임아웃 : 약 40여개 상점이 있는 마켓.

- 산타클라라 플리마켓

- LXFactory : 소품 편집샵과 디자인 제품의 거리

- 리스본 해양수족관

어느 책인지 까먹었지만, 위치를 참고하기에 좋은 지도였다.


어느 멋진 숙소를 발견하다.

몰타에서 다른 유럽 여행지를 찾던 어느 날, 구경삼아 에어비엔비의 숙소들을 보는데 리스본에 멋진 숙소가 하나 보였다. 리스본에서 가장 오래된 구역인 알파마(Alfama)에 있는 집. 집 안의 인테리어도 너무 훌륭했지만 내 마음을 사로잡은건 이 문구였다.

매주 화,목에는 정원에 물을 직접 주셔야 합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정원에 물을 주는 경험을 하는 숙소라니. 별거 아니었지만 개인 정원이 딸린 이 숙소에 꼭 머물고 싶어졌다. 이곳은 인기가 많아, 숙소 예약이 가능한 날을 나의 리스본 여행날로 잡았다. 이런 좋은 곳에 혼자 머문다는게 아까울만큼 숙소 하나로 리스본을 떠날 명목이 충분했다.

거실 한켠의 미니공간.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아름다웠다.
가구 하나하나가 너무 탐났던 꿈의 인테리어.
주방도 별도의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는데 화이트톤에 깔끔하고 깨끗했다.
이 숙소 선택의 이유 뒷마당 정원. 꽃과 풀이 무성하게 어우러져있었다.
정원 한켠에 있는 작은 의자. 여기에 누워 책을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만...)
하얀색 창틀에 하얀 커튼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온다.
창무을 통해 보면 이런 풍경이 보인다. 이 집 1층은 늘 붐볐는데, 알고 보니 1층의 생선구이 집은 유명한 맛집이었다.
침실에 누워서 보이는 모습. 침대에서 정원이 보인다.
주방 옆에 벽과 문을 사이에 두고 침실이 있다.

2018년 8월 1일 ~ 5일까지. 이 때로 말할 것 같으면 한국을 포함하여 전세계적으로 폭염이 몰아치던 시기다. 문을 열고 나가면 습식사우나에 들어간 것 같은 그런 여름. 기온은 40도가 다되는데 체감온도는 그보다 높았던 경악스러운 무더위에 유럽에서 가장 덥다는 리스본에 도착했다.

알파마는 골목이 좁고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아서 택시에서 내린 후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간신히 내가 예약한 숙소를 찾을 수 잇었다.

알파마 집 앞의 골목
길이 좁기 때문에 집 앞까지 택시가 들어올 수가 없었다.
캐리어를 끌고 이골목 저골목을 헤맸던...


알파마의 Pois, cafe

숙소에 짐을 풀고 집 근처를 배회하다 눈에 띄는 카페가 하나 있어 들어갔다. 묘하게 힙한 바이브가 느껴진 곳이었는데 리스본의 첫 방문 장소로 너무 완벽했다. 편안하고 자유롭고 맛있는 커피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샐러드와 치아바타 빵도 나쁘지 않았지만 커피는 정말 맛있었다.

첫 식사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한 5일간의 리스본 여행. 리스본을 다녀온지도 6년이 넘어서 어떤 순서로 여행을 했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아름다웠던 그 순간들을 기록하고 공유해본다.


28번 트램으로

여행지 훑어보기

28번 트램은 리스본의 명물이다. 이 트램하나로 리스본의 많은 여행지를 갈 수 있기 때문에, Viva viagem 이라는 1일 무제한 교통권을 사서 즐기면 된다. 트램을 타는 것 자체가 여행이기도 하고, 트램이 지나가는 리스본의 전경들을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트램이 매우 붐비기때문에 아침 일찍 타거나 종점에서 타는 걸 추천! 운행거리는 약 7km이고, 안내리고 쭉 타면 40-50분 정도 소요된다. 대체로 오전 6시~밤 10시 사이에 운행하지만 운행시간은 달라질 수 있으니 잘 찾아보고 타기를!

https://www.carris.pt/en/travel/carreiras/28e/ 공식 사이트에서 볼 수 있다.
하루종일 무제한 버스, 지하철, 트램 이용이 가능한 이용권
귀여운 28번 노란색 트램. Martim Moniz 출발점에서 탑승을 시작한다.
martim Moniz는 중앙 광장으로, 아시아 음식점과 다양한 상점들이 있다.
좋은 자리에 앉아서 가게된 행운.
트램 실내 모습. 서서 가는 사람들도 있다.


굉장히 좁은 골목을 지나는 순간이 아찔하다.


리스본의 밤,

Jazz bar를 갔다가 집에 못갈 뻔한 그날의 기억.

리스본은 사실 '파두' 공연이 유명하다. 파두는 알파마지역에 있는데 굉장히 어둡고 밤에 공연들이 시작해서 혼자 여행을 다녔던 난 낯설음에 선뜻 들어가보지 못했다. 대신 평소 그나마 친숙한 Jazz bar를 가보기로 했다. Jazz bar는 날이 어두워진 저녁 8시쯤 갔다. Hot Club Portugal이라는 유명하다는 곳 중에 한 곳을 찾았다. 밤의 리스본도 무척 멋있다. 공연도 물론 너무 좋았다. 파두 공연을 꼭 볼 생각이 없다면 jazz club을 추천해본다.

이렇게 집에 밤 11시가 다되어 도착했는데, 가방에 집 열쇠가 없었다. 숙소는 열쇠로 문을 열게 되어 있는데 그날 밤 다시 집을 나오면서 열쇠를 집 안에 두고 문을 닫은 것. 문은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시스템이었다. 성수기라 근처 숙박시설도 다 만실이었고 날은 덥지만 혼자서 길바닥에서 자기는 어렵고, 새벽까지 하는 클럽에 들어가 앉아 있는 것도 무섭다는 생각에 집 주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때가 새벽 1시가 넘은 시간. 숙소 주인의 배려(?) 덕분에 난 우버를 타고 20km가 떨어진 숙소 주인집으로 갔고, 그곳에서 1박을 한 후 주인분의 차를 타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이 때 다시한번 느꼈다. 여행은, 어떻게든 할 수 있게 되는구나.

재즈 공연 준비 중. 실제 공연을 촬영하지 못했지만 수준높은 공연이었다.


벨렝(Belem)탑과 제로니무스 수도원

그리고 에그타르트(파스테이스 드 발렝)

이날은 체감온도가 50도에 달하던 그런 날이었다. 수도원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고 물속에 있는 벨렝탑도 분명 멋있었는데 내 기억엔 더위를 먹었던 것만 기억이 난다. 생각보다 수도원과 벨렝탑의 거리가 멀어서 버스를 타고 이동할 거리였지만 사브작 사브작 걸어봤다가 쓰러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에그타르트를 3개 사서 공원 벤치에 앉아 먹는 순간 그 더위가 갑자기 사라지는 듯한 기분도 기억이 난다. 리스본 수도원의 레시피로 만든 에그타르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이 레시피를 본따서 여러 에그타르트가 나왔지만 역시 원조는 원조였다. 벨렝탑과 제로니무스 수도원이 아닌 정말 이 에그타르트 때문에라도 리스본을 다시 가고 싶을 만큼 잊지 못할 맛이었다. 누군가 간다면 꼭 적어도 10개는 먹으라고 권하고 싶다.

물속에 있는 벨렝탑. 너무 지쳐서 사진도 많이 안찍었더니 이런 흐릿한 사진만이 남아 있다..
제로니무스 수도원. 입장료가 있는데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지금은 가격이 많이 올랐겟지만 저때도 비싸다 생각했는데, 더 많이 못먹은게 마냥 아쉽다.


리스본은 정말 발걸음 하나하나에 추억이 담기는 그런 멋진 도시였다. 어떤 도시는 한번으로 충분하지만 어떤 도시는 가도가도 생각이 나는데 리스본이 딱 그렇다. 아직 한 번밖에 안가봐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조만간 여름이 아닌 또 다른 계절에 리스본의 좋은 숙소를 발견하면 또 가봐야겠다.

다음 편에는 리스본의 또 다른 주옥같은 여행지들을 더 소개할 예정이다. 발이 닿는 곳곳이 다 명소이고 다 멋진 추억이 있어 한편에 마무리하기가 어려운 리스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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