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왜?
내가 폴란드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했을 때 내 맞은편에 앉은 이들이 대부분 보이는 반응이다. 다음으로 보이는 반응은 "폴란드 여행 간 사람 처음 봤어!"고.
열 번은 넘게 받은 질문 같은데 열 번을 넘는 대답은 매번 서투르고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 장황하면서도 사소하고 별 재미없는 이야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 대부분 쉽게 수긍이 가능한 '물가가 싸서'라는 대답을 던지곤 했지만.. 그래서 여행을 다 하고 돌아온 지금, 이유를 털어놓기로 한다.
폴란드를 여행하기로 마음먹은 건 그로부터 1년 전이다. 첫 유럽여행의 비행기 표를 사면서 저렴한 조합을 찾다 보니 IN 리스본 OUT 바르샤바가 됐고, 어찌 됐든 한국으로 돌아오기 위해 바르샤바로 가야 했던 게 폴란드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아, 리스본에서 폴란드 친구를 사귄 건 복선이라고 지금에서야 생각한다.
독일에서부터 버스를 타고 열몇 시간을 달려온 바르샤바. 폴란드의 첫인상은 굉장히 목가적이었다. 문학 시간에 배웠던 '목가적'이라는 단어가 진짜 써먹을 데가 있는 줄은 몰랐다. 아파트에 살면서 집을 그릴 때면 꼭 세모난 지붕을 그려 넣는 내 그림 속의 딱 그 모습 그대로인 집들이 띄엄띄엄 놓여 있었다. 창 밖으로 보였던 낯설고도 좋았던 장면이 첫 번째 이유.
하룻밤을 자고 호스텔에서 먹은 요거트가 너무 맛있어서, 농담 반 진담 반 이 요거트 먹으러 다시 폴란드 올 거야! 한 게 두 번째 이유다.
그리고 공항으로 가는 택시에서 보았던 이 풍경, 햇살이 결정적인 이유다. 이 풍경, 꼭 다시 보러 와야지!!
그리고 그 뒤를 마침 저렴했던 비행기 표,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배려하는 듯한 저렴한 물가, 동양인이 별로 없다는 것, 등등의 이유들이 꼬리를 문다.
그렇게 1년 뒤, 다시 폴란드에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