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명랑 Jul 14. 2022

지난 몇 달 간의 일


블로그에 글을 계속 쓰다가 새롭게 유튜브를 시작하고 나서, 블로그에 찾아와 나의 사생활을 염탐하는 사람이 생겼었다. 당시 전화번호, 집주소를 유추할 수 있는 글 등의 위험이 있어 이 블로그의 포스팅은 모두 비공개로 바꿨었다. 그러나 이제 이 블로그는 그런 위험이 생길 수 있음을 안고 가는, 개인 기록용으로 꾸준히 가져가려 한다.



블로그를 하지 않은 지난 몇 달 간의 일들


1. 2022년 3월 말쯤부터 동대문구 인플루언서 수업을 들었고, 저번주에 수료하였다. 이 3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내가 얻고자 했던 건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이었다. 결과적으로도 사람의 마음을 낚는 것 만큼 어려운 낚시는 없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이 활동을 시작하면서 "22명의 사람을 만났다"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는데, 한 주 수업에 갈 때마다 무조건 이 테이블에 앉으신 4명 정도의 사람들과는 꼭 다 대화를 하고올 거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결과적으로 출석을 자주 하지 않으신 1-2명의 분들 빼고는 모든 분들과 많은 대화를 할 수 있었고, 가까워졌다.


그러나 모두가 좋은 사람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딜가든 소수의 "빌런"들은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 집단은 그것의 표본이었을 뿐이다.

빌런들을 대할 때의 꿀팁은 내버려 두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기억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그들의 잘못으로 피해입은 사람들은 그것을 평생 기억한다.



"누가 너에게 해를 끼치거든 당장 앙갚음을 하려 애쓰지 말고,

그저 강가에 앉아 기다려라.

그러면 머지않아

그 사람의 시체가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자 노력한다면

더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얻고, 그 기회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것이다.



여기서 요점은 결과가 아니라 가정에 있으며

'모두에게'가 아니라 '노력'에 있다



2. 지난 4월 라이브 커머스라는 새로운 시장을 알게 되었다. 시장의 가능성을 본 직후 바로 아카데미에 등록하여, 지난 주 수료했고 tgs 소속 쇼호스트로서 프리랜서 계약을 했다. 지금까지는 총 4번의 방송을 했다. 밑도 끝도 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결국은 이 시장에 두 다리로 서 있으려면 프리랜서로서 이름을 알려야 한다, 는 마음으로 여기 저기 이력서와 컨퍼런스를 보냈다.


그 결과 이번주에 과일 유통업체인 "365 팩토리" 쇼호스트분과 미팅을 잡았다. 그리고 내가 알려드릴 수 있는 부분과 그가 알려줄 수 있는 부분을 맞바꾸기로 했다. 8월까지는 주기적으로 만나 도움을 주고 받을 것이다. 여러가지를 시작하고자 할 때, 손을 잡아 이끌어주려 하는 어른을 만날 수 있음은 큰 축복이자 영광이다. 부족한 점에 대한 지적을 받는다면 재빨리 시정하고 늘 겸손하게, 예의 바르게, 그리고 무엇보다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욕망 없이 "진심으로" 행동해야 한다.


내일은 강남에 있는 여성의류업체와 미팅이 있다. 업체 대표와 전화만 해서, 방송을 맡겨주실지는 모르겠다. 마음이 편안했던 것은 대표가 부산 사람이라는 것이다. 쇼호스트 일을 하면서 처음으로 억양, 발음에 대해 지적을 받는 상황이라 같은 말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왜인지 위안이 된다.


3. 유튜브를 시작했다. 아직 구독자 200명에 올린 영상도 10개 남짓 된다. 그러나 내가 유튜브를 한다는 명분으로 새롭게 만난 사람들은 30명 남짓이 될 것이다. 한 분 한 분을 만나면서 바닷가에 내던져진 아이에서, 작은 구명조끼라도 하나 주워입은 느낌이 든다. 분명 그 어른들의 조언은 별 것 없는 청년이 더 넓은 세상에서 숨쉬게 해주는 공기가 될 것이다.


문제점 하나. 찍어놓은 촬영본은 많으나, 아직 편집을 마치지 못한 것이 3팀이나 된다. 이제 편집자를 고용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허리, 어깨가 두 달동안 많이 망가지고 있다는 게 시각적으로 체감이 된다. 4년째 다니고 있는 요가학원 선생님도 갑자기 어깨가 왜 그렇게 됐냐며 저번주에 물으셨다. 디스크가 더 심해진 건 아닐까? 장기적인 시각으로 다시금 계산을 해보고, 주변에 저렴한 단가로 컷편집과 자막만 맡길 수 있는 지인을 찾아보는 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 수도 있다.


4. 자본주의 블로그를 새롭게 팠고, 오늘부로 딱 한 달하고 10일된 상태다. 그 블로그를 통해 내가 지난 40일동안 얻은 이익들을 정리해보니, 84만원 정도가 찍혔다. 글쓰는 블로그와 자본주의 블로그를 구분하는 이유는, 나의 두 자아를 분리시켰기 때문이다. 하나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주고자 하는 마음, 하나는 타인에게 무언가를 받고자 하는 마음.


그외 여러가지 일들이 생기고 잠식되고 하였다. 가장 감사한 점. 요즘은 어딜 가면 우리 엄마 아빠가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있다. 이렇게 딸을 잘 키워주신 분들이라면 한 번 보고 싶다며. 오늘 만난 가게 대표님께서도, 처음에는 유튜브를 찍으러 온 나를 경계하시더니 앉은 자리에서 3시간동안 대화를 해주셨다.


누구 밑에서 일할 사람 같지 않고 대표상이라는 말씀과 함께 ... 얼굴에 '티'가 없다며 어쩜 그리 밝냐고, 인생에서 크게 나쁜 일이 없었거나, 있었어도 잘 털어낸 것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사람 자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더 잘 되라는 마음으로 한 마디 더 해주는 사람들이 진짜 있다. 실물을 보니 더욱 더 ... 자기 갈 길 바빠서 남들이 허덕이고 넘어지는 데도, 내 일 아니라는 듯 지나치는 사람이 되지 말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어른들을 만나는 시간을 버는 것은, 당장 알바해서 한 시간에 만원을 버는 것보다 꼭 필요하다. 감사하다며 꺄르륵 웃으며 대꾸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정말 깊은 힘과 위로를 받고 있다, 정말로.


그리고, 앞으로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부유하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될 텐데 ... 부러움이 질투로 가지 않게끔 스스로의 마음을 잘 다스리자. 나는 아직 사회초년생 쪼다일 뿐이므로!






매거진의 이전글 빡치면 그만두래서 일 그만둡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