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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서 유치원 특수반까지 배치 과정

by 잰걸음

자폐 아이의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다니는 교육 기관에 대한 걱정도 많으시지요. 저희 아이는 어린이집, 유치원 특수반를 거쳐서 현재는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그 과정과 에피소드도 공유해보겠습니다.


제 아들 하선이는 5세 전까지 집 근처에 있는 가정어린이집에 다녔습니다.

감사하게도 사랑이 많은 선생님들이 처음으로 검사 받는 것에 대한 제안을 조심스럽게 해주셨고, 자폐 진단 이후에는 더 신경 써서 봐주셨습니다. 그런데, 가정어린이집이라 5세 이상은 졸업을 해야했습니다. 동네에 유치원 부족 현상이 심각하고 아이의 사정을 모르는 새로운 곳에 적응해야 한다는 것에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어쩌지...' 하며 발 동동거리며 이리저리 인터넷 검색하면서 우연히 '특수교육센터'라는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 장애인 등록만 하고 '특교자'라는 것 자체를 몰랐습니다. 그래서 일단 전화를 해서 사정을 얘기하니 담당자가 바로 방문 가능하냐고 해서 부랴부랴 달려갔습니다.


특교자 시스템을 아예 몰랐다는 것도 문제인데, 당시 전화했던 시점이 9월이고 내년 3월 특교자 유치원 입학을 위한 신청 절차가 이미 시작되었다라는 것 자체도 몰랐습니다. 사실 이미 원서 접수는 마감이 되었는데 감사하게도 신설된 유치원에 특수반 정원이 남을 수도 있으니 담당자가 빨리 특교자 신청하고 바로 접수를 하라고 팁을 주셨습니다.

참고로 일반적인 유치원 입학 신청은 '처음학교로'라는 웹사이트를 통해서 일괄 진행이 됩니다. 아이를 등록한 후에 희망 유치원을 선택해서 추첨 결과를 기다리는데 제가 사는 지역은 수요 대비 유치원 수가 모자라서 유치원에 가지 못하고 다른 어린이집이나 영어학원으로 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반면, 특교자는 '처음학교로'와는 전혀 별개로 각 지역별 특수교육센터를 통해서 진행됩니다. 웹사이트에는 기본적인 정보, 특히 관내 특수학급 현황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실제 특교자 등록 및 입학 신청은 대면 방문으로 진행됩니다.


특교자 등록은 이미 장애인 등록을 마친 상태라 서류 작업은 금방 끝났고, 희망 유치원은 특수반이 있고 집에서 가까운 세 곳을 적어서 후다닥 '지각' 제출했습니다. 그 이후 스케쥴은 아래처럼 진행이 되었는데 이 역시 지역별로 조금씩 편차는 있을 수 있겠습니다.


9월 진단평가협의회 심의, 특수교육운영회 결정

10월 중순 결과 안내

12월 유치원에서 입학 관련 안내

10월에 유치원 배치 확정 문자를 받고 정말 기뻤습니다. 어린이집은 나가야하는데 어쩌지… 라는 생각에 계속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다른 부모들은 ‘처음학교로'로 신청해서 발표를 초조히 기다리는 연말에 저희는 맘 편히 지낼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위에서 언급한 일정은 3월 입학 시즌에 맞춰서 하기 위함이고 특교자 등록이 되어 있다면 언제든지 특수학급 배치 신청은 가능합니다. 한달에 한번씩 심의위원회에서 접수된 신청건들을 검토해서 배치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다만 특수학급의 경우는 각 유치원별로 정원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해당 유치원과 특수교육센터와 미리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저희는 유치원 입학이라는 설렘과 두려움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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