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미혼 여성이 바라본 기혼 여성
회사 생활이 길어질수록 꼭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있다.
임신한 동료의 출산 휴가와 육아휴직이다.
나는 8년 정도의 직장생활을 거치며 여러 명의 선배 직원들의 임신기간과 육아휴직 기간을 함께했다.
이제는 내가 가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아직 나는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이다.
최대한 빠르게 결혼하고 출산을 해도 2년 후에나 가능할 것 같다.
육아휴직 대체 업무를 위해 뽑힌 직원이 100% 그 사람을 대체하지 못할 때 남은 사람들이 고생하는 상황을 많이 보았다.
나 역시 좀 더 쉬운 업무를 육아휴직 대체 직원분께 인계하고 좀 더 까다롭고 머리 아픈 일을 담당하곤 하였다. 1~2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육아휴직을 하셨던 직원분이 복직했을 때
'이제 나도 다시 내 업무로 돌아가야지'
하는 생각으로 들떠있었건만, 복직한 직원들은 집에 아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회사에서 업무에 쏟을 수 있는 능력은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다.
일하면서도 아이 걱정을 하고, 갑자기 아이가 아프면 급하게 집에 가야 한다. 또한 육아기 단축 근무를 하기도 하고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 갑자기 한번 더 육아휴직을 쓰기도 한다.
특히 아이 맡길 사람이 없는 분들은 고민하다 퇴사를 결정하기도 한다.
처음 이 부서에 왔을 때, 인사이동이 거의 없는 부서라 지금 계신 직원분들과 정년까지 같이 일을 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퇴사를 하고 육아휴직을 거치면서 부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당장 결혼계획이 없는 직원들이나 출산을 하지 않는(?) 남성 직원들에게 중요한 업무가 배정되고
야근 역시 자연스레 미혼 직원들이 하게 된다.
사실 나는 점점 정시 퇴근과 멀어지는 일상을 지내며 어떤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성적으로는 출산율 꼴찌인 나라를 위해서 최대한 출산과 육아를 병행하는 워킹맘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또한 언젠가 나도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일 수 있으니.
하지만 마음으로는 지금 당장 내가 힘들다. 매일 출근 후 12시간이 넘어서 집에 돌아오고 개인적인 공부를 해야 하니 몸이 버겁고 체력이 버티질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알아주는 사람도 없는 것 같고..
딜레마다.
오늘 일이 너무 많아 이성을 잃고 같이 일하던 분께 무심코 이렇게 말했다.
"누가 나한테 결혼하자고 하면 지금 당장 할거 같아요!"
이번 주도 아이를 돌봐야 하는 아기 엄마를 먼저 퇴근시키고 야근으로 시작하는 지친 월요일,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끄적여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