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 'Until I found you'

점심시간의 소확행

by Olivia

오늘은 참 행복한 점심시간 이어서 이 순간을 기록하고자 한다.

마음이 참 잘 맞는 직장 동료들이 있다. 우리 셋이 그랬다. 각자 부서도 다르고 직종도 다르고 하는 일도 달랐지만 같은 과제를 진행하면서 꽤 친해졌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ㅎㅎ)

그랬던 중 한 명이 계약기간이 종료되어 이번 주에 퇴사를 하게 되었다.

바쁠 것 같아 먼저 밥을 먹자고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추진력이 강한 막내 선생님이 점심 모임을 추진했다.

(다른 이야기이지만 나는 항상 먼저 밥 먹자고 하는 말이 잘 안 나온다. 바쁜 일이 있을까 봐, 혹시 싫은데 먹자고 하는 건 아닐지 등등 타인과 함께하는 일은 항상 고민이 많다.)


구내식당에서 간단히 먹을까 했는데 차를 타고 외식을 하기로 했다. 짧은 점심시간이지만 그래도 차를 운전해 주시는 동료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

원래 식사를 하고 카페를 갔다가 가려고 했지만 원래 가기로 한 식당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른 식당으로 이동을 해야 했다. 그래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인사이동 시즌이라 그런지 직장 근처 식당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우선 2순위로 저장해 둔 식당으로 향했는데 다행히 사람이 적게 있어서 바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생각보다 시간이 없어서 카페는 못 갈 것 같아 조금 서운한 생각이 들었다. 퇴사하는 동료가 점심을 사서 근처 맛있는 빵집에서 빵을 사서 선물을 드린 다음에 커피는 테이크아웃을 한 후 사무실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냥 사무실로 복귀하기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제는 진짜로 겨울이 끝난 걸까.

이렇게 좋은 날 카페를 못 간 것이 너무 아쉬웠다.

햇살은 따뜻하고 기분 좋은 바람은 머리카락을 살살 흩뜨리며 얼굴을 간지럽혔다. 날씨 탓일까. 세 명 다 쓰디쓴 아메리카노를 먹지 않고 달달한 음료를 가지고 차에 올랐다. 차 주인분의 센스였을까. 선루프를 열어주셨는데 그때부터였다. 오늘 최고로 행복감을 느꼈던 때가.

자동차 천장에서 들어오는 따뜻한 햇빛과 시원한 바람과 달달한 커피, 그리고 화룡점정은 차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었다. 설레고 달달한 음악과 평일 낮 한산한 도로, 그리고 편한 사람들과 함께한 잠깐의 드라이브는 카페에서 일상적인 대화를 하는 것보다는 새롭고 훨씬 더 리프레시되는 경험이었다.

음악을 좋아하는 동료라 그런지 차에서 나오는 BGM이 훌륭했다.


너무 짧았던 드라이브를 뒤로한 채 아쉬운 마음으로 사무실로 복귀했다.

요즘 회사에서도 스트레스를 받고 뭔가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했던 일상이었는데 이렇게 뜻밖의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순간에 감사했다.

항상 느끼는 생각이지만 삶에서는 항상 우울한 일만 계속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떤 이는 잠깐 점심에 나갔다 오는 게 뭐가 행복한 건지, 복권에 당첨된 것도 아닌데, 집을 산 것도 아닌데, 주식으로 큰돈을 번 것도 아닌데 그게 뭐가 좋다고 그렇게까지 말하냐고 할 수도 있다.

근데 나는 행복은 꼭 거창한 상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냥 출근하다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천천히 걸어서 출근했는데도 시간이 많이 남았을 때, 주말에 러닝을 하고 와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마실 때, 여행지에서 정말 귀여운 강아지를 봤을 때, 책을 읽다가 너무 공감 가는 구절을 발견했을 때,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고 느낄 때 등 평범한 일상에서도 많은 행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봄이 찾아옴을 느껴서, 짧은 순간 너무 행복했어서, 이 순간을 함께할 동료들이 곁에 있어서, 모든 순간이 감사해서 짧게 기록을 남긴다.